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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칼럼]직장 내 을질의 구조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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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3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8-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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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배포된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제도를 악용하는 허위신고 문제를 지적해 눈길을 끈다. 제도의 취지를 벗어난 과도하거나 근거 없는 허위신고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허위신고에 대한 회사의 징계는 정당하다는 하급심 판결을 여럿 소개하고 있다. 신고자 보호에 방점을 두어 제도 운영을 강조한 과거의 매뉴얼과 달리 신고자에 의한 제도 악용의 심각성도 반영한 변화라 할 수 있다.
2019년 7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가 시행된 이후 신고 사건은 비약적으로 증가해왔다. 시행 초인 2020년 5000여건이던 노동청 신고 건수는 늘어 작년 말까지 누적 6만5000건을 넘어섰다. 직장 내 괴롭힘이 법적으로 부당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신고제도가 적극적으로 활용돼온 결과이다. 하지만 제도 시행 초기의 혼란을 틈타 ‘괴롭힘’이라는 법 개념의 모호성과 광범위성을 악용하는 허위신고 역시 증가해왔다.
순전히 주관적 감정으로 근거 없는 신고를 해도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이것이 상급자나 회사를 압박할 수 있으며 신고자는 사실상 면책된다는 점은 허위신고의 원인으로 꼽힌다. 퇴사 과정에서 실업급여나 산업재해 인정에 유리할 수 있다는 소문도 허위신고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묻지마 신고가 남발하는 경우 정상적인 경영활동과 인사관리를 위축시키고 피해자 보호라는 제도의 선한 취지가 왜곡돼 실행될 수 있기에 이를 통제할 조치는 분명 필요하다. 그렇기에 매뉴얼의 메시지는 시의적절하며, 허위 악성 신고로 사실상 손발이 묶여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던 측에서 자구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것은 매뉴얼이 현행 신고제도의 기저에 놓인 근본적 문제까지는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직장 내 지위의 고하를 중심으로 하위 직급자를 사실상 피해자로 전제하는 신고제도의 구조적 편향이 바로 그것이다. 신고 자체가 피해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마련된 신고자 보호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신고자의 직급이나 지위만을 기준으로 피해 가능성을 예단한다면, 근거가 부족한 신고에까지 일방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러한 편향은 허위신고뿐 아니라 하위 직급자가 관계상 우위를 이용해 상급자를 괴롭히는 이른바 ‘을질’(역괴롭힘)의 문제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게 한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직위나 직급상 상위를 의미하는 지위의 우위뿐만 아니라 인원수, 근속연수, 직장 내 영향력을 의미하는 관계의 우위도 직장 내 괴롭힘을 성립시킬 수 있다. 그에 따라 다수의 하위 직급자가 상사를 괴롭히는 경우, 근속연수가 오래돼 직장 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하위 직급자가 새로 부임한 상사를 괴롭히는 경우 역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실무적으로 신고제도가 을질로부터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활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직장 내 괴롭힘은 직급상 하향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고정관념이 여전하고 이는 신고제도에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의 해석에도 불구하고 을질의 피해자는 상황을 수면 위로 올리는 것이 자신의 리더십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다 회사를 떠나는 선택을 내리고는 한다.
무엇보다 을질의 피해자가 30~40대 중간 관리직 여성에게 발생한다는 통계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서의 을질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연령과 성별에 대한 구태의연한 편견에 기초한 직장 내 문화가 직장 내 노동 약자의 범주를 새롭게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의 상황에 선입견을 가진 신고제도는 을질의 이러한 피해자에 대한 보호에 적극적이지 않기에 을질의 암수 사례는 적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건강한 노동환경 구현을 위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제도는 직급에 차별적이지 않아야 하며 실제 피해를 밝히기 위한 공정한 절차를 모두에게 개방해야 한다. 다행인 점은 허위 및 보복성 신고, 상급자에 대한 따돌림과 뒷담화, 업무지시 부당 거부 및 미이행, 불량한 근태나 상식적이지 않은 혜택 요구 등 다양한 을질이 최근 법원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기에 허위신고를 포함해 광범위한 을질 사례에 대한 조사와 공정하고 균형 잡힌 피해구제 시스템의 마련은 이제 관계 부처의 몫이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사진)이 남극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기구인 남극연구과학위원회(SCAR) 부의장에 선출됐다.
극지연구소는 신 소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SCAR 대표자회의에서 부의장으로 선출됐다고 20일 밝혔다. 한국인이 SCAR 부의장을 맡는 것은 2010년 김예동 전 소장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전 소장은 이후 2021년 아시아인 최초로 SCAR 의장에 뽑혔다.
1958년 창설된 SCAR은 46개 회원국과 국제과학위원회 산하 9개 학술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남극 연구의 전략과 방향을 설정하고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등 남극 과학 분야의 국제협력을 주도한다.
국내 인공지능(AI) 특허 출원이 최근 8년 새 7배 가까이 급증하며 전체 특허 성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형적 팽창과 달리 기술 융합과 다각화 측면에서는 산업 분야별로 불균형을 드러냈다. 단순 출원 건수 증가에 머물지 않고 산업별 병목 현상을 해소할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2015~2024년 국내 출원된 특허 약 188만건을 전수분석한 결과, AI 특허 출원은 2015년 2521건에서 2023년 1만7609건으로 연평균 2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특허 출원의 연평균 증가율이 0.9%인 점을 감안하면 AI가 국내 특허 생태계 성장을 주도한 셈이다.
전체 등록 특허 중 AI 특허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1.4%에서 2023년 9.0%로 대폭 늘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AI 특허 비중이 20%가량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선 아직 낮은 수준이다.
AI 특허는 딥러닝·언어모델 등 알고리즘 자체를 개선하는 ‘핵심 기술’뿐만 아니라, 의료 진단이나 스마트팜처럼 기존 산업 기술에 AI 분석 모델을 접목한 ‘응용·융합 기술’을 두루 포함한다.
AI 기술 개발 주체는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신생기업으로 다변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AI 특허를 낸 기업은 2015년 921개에서 2023년 6293개로 6.8배 늘었다. 국내 기업의 출원 비중은 47.3%에서 59.4%로 상승한 반면 외국 기업 비중은 20.1%에서 7.6%로 급감했다. 상위 10대 기업의 연간 출원 집중도 역시 26.1%에서 14.2%로 낮아져 기술 개발 저변이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AI 특허는 이종 기술 간 결합을 촉진하는 혁신성이 일반 특허보다 뚜렷했다. 국내에 기존엔 없던 새로운 기술 결합을 담은 특허 비율은 AI 특허가 일반 특허보다 1.5~2.4배 높았다. 기술 다각화 역시 일반 특허군보다 18.8% 빠르게 진행됐다.
다만 분야별 격차는 문제로 꼽힌다. 12개 세부 기술 분야를 분석한 결과 양적 팽창과 질적 융합 속도가 크게 엇갈렸다. 특히 생명의료·헬스 분야는 8년간 AI 특허 출원이 18.8배 늘어 가장 가파른 양적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 결합 속도는 12개 세부 분야 중 가장 뒤처졌다. 특허 건수만 늘었을 뿐 실질적인 융합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반면 언어·텍스트와 음성·청각 분야는 기술 개발과 결합이 모두 활발한 ‘선도형’으로 분류됐다. 농업·식품과 에너지·환경, 보안·인증 분야는 도입 초기 단계지만 기술 결합이 빠른 ‘잠재형’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치상 양적 성장에 취해선 안 되며 산업 특성에 맞춘 차등화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언어 등 선도 분야는 한국어 AI 성능 평가 기준을 표준화하고 국제 표준기구 참여를 확대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융합이 정체되거나 초기 단계인 분야는 특화 데이터 구축과 융합인재 양성에 자원을 집중해 진입 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
이준형 한경연 초빙연구위원은 “단순히 특허 출원 건수가 늘었다는 것만으로 착시가 생겨서는 안 되며 실제 산업 현장에서 새로운 기술 결합과 혁신이 활발히 일어나는지를 함께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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