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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책 미국 투자 압박 속 통상 사령탑 공백…관세협상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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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3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8-2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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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책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를 앞두고 통상당국에 악재가 쌓이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 실무를 지휘해온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이 전격 경질돼 당분간 공백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한·미 정상이 약속한 대미투자에 조속히 착수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 측 불만을 관리하면서도 대미투자의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하는 균형 잡힌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현안 논의를 위해 16일 예정에 없던 미국행에 나섰다.
이날 산업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여 본부장을 직권면직했다. 면직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무 외적인 부적절한 행동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정무직 인사는 임면권자의 권한 및 정무적 판단 영역으로, 부처 차원에서 배경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통상 현안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통상당국은 한·미 관세협상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박정성 통상차관보 주재의 비상 업무체계를 가동했다.
여 전 본부장은 “제기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며 “허위 주장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미 관세협상의 ‘실무 사령탑’이 공석이 된 가운데 미국의 대미투자 이행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우리 정부에 ‘대미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관세를 올리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조선협력 1500억달러는 별도)의 이행이 늦어지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한국은 당시 대미투자와 조선업 협력을 전제로 미국으로부터 15%의 상호관세를 적용받았다. 그러나 올해 2월 미 연방대법원 판결로 상호관세가 무효화되자, 미국은 무역법 301조를 활용한 새로운 관세 부과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가 부과돼 한국에는 12.5%의 관세율이 적용됐고, 조만간 ‘과잉생산 관세’도 추가로 발표될 예정이다.
강제노동 관세는 한국에서 강제노동으로 상품이 생산된다는 이유가 아니라, 강제노동과 연관된 상품의 국내 유입을 법규로 충분히 차단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부과됐다.
이재명 정부의 대미 통상 대응 성적표는 새 관세 체계에서 한국에 적용될 최종 관세율로 가늠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제노동 관세와 과잉생산 관세를 합한 관세율이 지난해 합의한 15%를 넘지 않는 동시에, 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쟁국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관세 외에 한국이 ‘미국 기업’ 쿠팡을 차별했다는 미국 측의 오해를 해소하고,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비관세 장벽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이날 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하는 건 지난달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지 약 3주 만으로, 통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하게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통상교섭본부장의 공백을 조속히 메우고 미국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상식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여 본부장의 교체로 협상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미 무역대표부(USTR)의 직접적인 협상 채널이 통상교섭본부인 만큼 후임 인선은 오래 끌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대미투자의 경우 긴밀한 소통을 통해 미국 측 불만에 적절히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는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원리금 회수 등 상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 구조를 놓고 세부 조건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관세 인하 대가로 미국에 약속한 대미투자의 사업 선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미국의 압박이 반도체·인공지능(AI) 등 한국의 핵심 전략산업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미국은 AI 분야에서 사실상 미·중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한편, 미국 내 메모리 공장 건설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요구 모두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를 앞두고 마냥 외면하기도 어려워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신뢰를 유지하면서도 우리의 실익을 놓치지 않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1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의 ‘AI 탈중국’과 미국 내 메모리 공장 신설 요구 등이 관세 협상과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당장 부담스러운 것은 AI 산업을 둘러싼 미국의 ‘미·중 양자택일’ 요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AI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 협력국에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하라’는 취지의 서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은 지난 6월 미국과 ‘AI 기회 성명’에 서명한 35개국을 대상으로 한다. 여기에는 미국 주도의 AI 공급망 협의체 ‘팍스 실리카’에 참여한 한국 등도 포함돼 있다. 서한 초안에는 “모든 것에 속한다는 것은 아무것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신중하게 선택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이 요구하는 ‘AI 탈중국’의 구체적인 범위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이 요구가 AI의 핵심 기반인 반도체 분야를 포괄할 경우 한국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핵심 수출시장인 데다 소재 공급망에서도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은 196억1000만달러로, 반도체를 포함한 전체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1.2%에 이른다. 반도체 핵심 원자재인 게르마늄(74.3%), 텅스텐(68.6%), 희토류(61.7%), 갈륨·인듐(46.7%·이상 2024년 기준) 등의 대중국 수입의존도 역시 절반에서 4분의 3 수준에 달한다.
미국의 ‘양자택일’ 압박이 어디까지 미칠지를 두고 업계 전망은 엇갈린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미국이 준비 중인 서한은 중국 주도의 AI 협력체(WAICO)에 중복 가입하지 말라는 데 우선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는 중국의 AI 산업이 아니라 주로 전자제품에 쓰이는 만큼 반도체 교역으로까지 압박이 들어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 교수는 “AI 산업에 필수적인 HBM의 토대는 D램 기술”이라며 “한국이 수출한 D램이 중국의 벤치마킹 통로가 될 수 있는 만큼 미국의 중국 AI 견제와 한·중 반도체 교역이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팍스 실리카’가 AI 모델뿐 아니라 반도체와 핵심광물에서도 중국 의존도 축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미국의 요구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미국 내 메모리 생산시설 건설 요구도 한국으로서는 또 다른 난제다. 18일 미국이 대미투자 첫 사업으로 한국 측에 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는 “대미 전략투자 1호 후보 프로젝트로 반도체를 논의 중이라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1호 프로젝트’ 여부와 별개로 미국이 현지 메모리 생산시설 투자 압박을 강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요구는 최근 들어 한국 기업을 직접 지목하는 수준으로 구체화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메모리 업체들을 겨냥해 “메모리를 생산하려는 모든 기업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산업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7월 뉴욕주에서 열린 마이크론 신규 팹의 첫 콘크리트 타설 기념행사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거론했다. 러트닉 장관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를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두 회사를 미국으로 불러들여 생산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으로서는 메모리 생산시설의 미국 내 증설 요구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메모리 반도체는 국가전략산업인 만큼 생산기반의 해외 확장은 국내 산업 생태계 약화와 기술·인력 유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호남권을 새로운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는 등 국내 생산기반 확대에 나선 상황에서 대규모 해외 투자는 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반도체는 우리의 국가전략산업이어서 기술 유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은 인력이 부족해 생산비가 높고 공급망 확보도 쉽지 않다. 소재기업까지 함께 진출해야 한다면 우리 기업과 정부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의 요구를 완전히 외면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은 관세를 자국 내 제조업 부활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여전히 확고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2월 연방대법원 판결로 상호관세가 무효화되자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강제노동 관세’ 12.5%를 한국에 부과했고 조만간 ‘과잉생산 관세’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로서는 추가 관세를 포함한 최종 관세 부담이 지난해 한·미가 합의한 15%를 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일본·유럽연합(EU) 등 경쟁국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업계는 정부와 미국의 협상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고,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에 HBM용 후공정 투자를 진행하는 등 양사 모두 이미 미국 투자를 확대해왔다”며 “메모리 생산시설 추가 투자 문제는 정부 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우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협력 의지를 보여주되 한국이 지켜야 할 핵심 생산기반과 수출시장까지 내주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종환 교수는 “미국과의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투자·협력 카드를 마련하는 한편, 메모리 생산기반과 대중국 공급망 등 한국의 핵심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서는 실익을 따져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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