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 [이진우의 거리두기]기본소득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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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3 댓글 0건 조회 91회 작성일 26-08-09 12:26본문
조루 AI 시대 문명사적 전환기에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사회학적 상상력…기본소득 구상 진지하게 받아들여야다만, 새 사회에 맞는 새 제도로서 기본소득이 아닌기존 복지제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접근 중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해야 …“기본소득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AI 대전환은 우리의 삶과 사회뿐만 아니라 기존의 모든 제도를 바꿔 놓는다. 그 변화의 성격과 규모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울수록 이에 대비해야 할 정치는 언제나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은 결국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심해질 ‘양극화’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자연스럽게 ‘기본소득’ 이념을 소환한다. 당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인공지능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라며 “기업의 초과이익 일부를 국민에게 지급하는 ‘국민배당금’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에 속한다. 어떤 정치인은 반도체 산업 호황은 농어민들의 시장 개방이라는 희생과 인내가 축적된 결과라며 “이익 일부를 농어촌에 환원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당연시되는 문명사적 전환기 그 어느 때보다 사회학적 상상력이 필요한 건 분명하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기본소득 구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새로운 사회적 환경에 부합하는 새 제도로서 기본소득을 논의하지 않고, 단지 기존 복지제도를 확대하는 방편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지 않으면, 그 목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면 할수록 해결해야 할 현실적 목표로부터 더 멀어진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근본적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기본소득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현재 시행되는 기본소득 정책을 보면, 우리는 그 방향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다. 많은 국민이 기본소득이 실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것을 보면, 기본소득의 근본 성격과 방향이 과연 제대로 설정되었는지 의심스럽다. 2026년 대한민국 정부는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복지정책으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선정된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1인당 월 15만원(4인 가족 기준 월 60만원)을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는 이 제도는 농어촌 공동체 유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차원의 지역기반 기본소득 실험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 정책은 시행과 동시에 하나의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왜 농어촌 주민만 기본소득을 받아야 하는가?
오늘날 대한민국은 더 이상 농업사회가 아니다. 통계적으로 농림어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6%를 차지하며, 전체 취업자의 5% 정도만이 농림어업에 종사한다. 반면 국민의 대부분은 도시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최근 급속히 성장하는 디지털 산업과 플랫폼 경제에 종사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진행된 산업구조의 변화는 이제 AI 혁명을 계기로 다시 한번 근본적인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특정 지역과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본소득을 설계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더욱이 이미 농어촌은 공익직불제, 농업재해보험, 각종 가격보조, 지역소멸대응기금 등 다양한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영역이다. 농어촌 지역에만 현금성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하나의 현금성 지원을 추가하는 것이 국가 전체의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형평성에 부합하는지는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정 산업·지역 중심 정책 설계
국가 지원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도시에 있다. 인류 산업구조는 일반적으로 크게 세 단계 변화를 경험했다. 첫 번째는 농업사회다. 토지가 생산 중심이었던 시대에는 대부분의 국민이 농업에 종사하였다. 국가의 부는 곧 농업 생산력이었으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동아시아의 정치철학은 이러한 시대를 반영한다. 농업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의 존립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적, 도덕적 기반이었다. 두 번째는 산업혁명 이후의 제조업 중심 사회이다. 증기기관과 대량생산은 농촌 인구를 도시로 이동시켰고, 노동자 계급이 새로운 사회의 중심세력이 되었다. 이 시기 복지국가는 산업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보험 체계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오늘날 우리는 세 번째 단계인 AI 기반 서비스 경제로 진입하고 있다. OECD 국가 대부분에서 서비스업은 GDP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한국 역시 서비스업 중심 경제로 전환된 지 오래다. 그러나 AI 혁명은 단순히 서비스업의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생성형 AI와 로봇기술은 이제 화이트칼라 노동까지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노동시장 전체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과거 산업혁명이 육체노동을 기계화하였다면, AI 혁명은 인간의 인지적 노동을 자동화하고 있다. 회계사, 번역가,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심지어 법률 전문가의 업무 일부까지 AI가 수행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복지국가는 특정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 전체의 구조적 불안정성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기본소득 논의 역시 특정 산업이나 특정 지역을 넘어 시민 전체의 경제적 안전망이라는 차원에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에는 암묵적으로 하나의 역사적 가치관이 자리하고 있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전통적 사고이다. 조선시대 국가 운영의 핵심 원리는 농업이었다. 토지는 부의 원천이었고 농민은 국가재정을 떠받치는 중심계층이었다. 따라서 국가가 농업을 보호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전략이었다. 그러나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이러한 전제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 오늘날 국가 경제를 움직이는 중심은 반도체, 바이오 산업, 금융서비스, AI 산업, 플랫폼 경제와 같은 첨단 서비스 산업이다. 국민 대부분은 도시에서 노동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농업을 여전히 국가 경제의 중심산업으로 간주하는 것은 산업구조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정책적 관성일 수 있다.
관성적 사고 아닌 시민 중심 구성을
물론 이러한 지적이 농업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농업은 여전히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있으며, 기후위기 시대에는 환경보전과 탄소흡수라는 공익적 기능을 수행한다. 농촌 공동체는 국토 균형발전과 문화유산의 보존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농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경제 규모’가 아니라 ‘공익적 기능’이어야 한다. 농민이라는 직업 자체를 보호하는 것과 농업이 수행하는 공익적 기능을 보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정책이다. 전자는 직업 중심의 보조금이며, 후자는 공공재 생산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다. 오늘날 OECD 국가들이 확대하고 있는 공익직불제 역시 이러한 사고에 기초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가가 보상해야 하는 것은 농민이라는 신분이 아니라 환경보전, 생태계 유지, 식량안보와 같은 공익적 활동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농어촌 기본소득 역시 단순히 “농촌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농촌이 수행하는 공익적 기능과 어떠한 관계를 갖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AI 시대 복지국가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국가는 특정 산업을 지원해야 하는가, 아니면 시민을 지원해야 하는가? 농업사회에서는 농업을 지원하는 것이 곧 국민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산업사회에서는 노동자를 지원하는 것이 경제를 안정시키는 길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특정 산업을 보호하는 방식만으로는 사회 전체의 위험에 대응하기 어렵다. 서비스업,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자영업, 전문직 모두가 기술 변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농민, 노동자, 공무원, 군인 등 각각의 집단마다 별도의 복지 체계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AI 시대에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 AI 시대에는 사회 구성원이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농촌에 살면서 온라인 플랫폼에서 일하고, 유튜브를 운영하며, AI를 활용한 프리랜서가 될 수도 있다. 직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의 기준 역시 직업이나 산업이 아니라 시민이라는 멤버십 자체가 되어야 한다.
농업사회는 ‘농자천하지대본’의 시대였고, 산업사회는 노동이 국가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더 이상 특정 산업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국가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복지국가 역시 산업 중심에서 시민 중심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기본소득 논의도 바로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계속 사표를 제출하고 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사진)에게 다음번 사표는 수리하겠다고 경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부인했지만 이란 권력 핵심부의 내부 분열이 외부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위 성직자 모하마드 바게르 카라치는 3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사퇴를 둘러싸고 조성된 긴장 관계를 언급했다고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이 보도했다.
카라치는 모즈타바의 인척으로 그의 누이가 모즈타바의 형제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치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근 28차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모즈타바는 “그가 한 번만 더 사의를 표하면 나는 승인할 것이다. 그 아래에 ‘승인’이라고 적을 것이고 그러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 말했다고 카라치는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페제시키안은 더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며 “그들은 모두 물러섰다”고 덧붙였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지난 5월 말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강경파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국정을 장악한 이후 주요 결정에서 배제된 상황을 거론하며 모즈타바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대통령실은 즉각 부인했다. 세예드 메흐디 타바타바에이 대통령실 공보 담당 부국장은 카라치의 주장을 “근거 없는 새빨간 거짓말”으로 규정했다. 이어 “기만적인 선동가들과 극단주의·무능을 옹호하는 음흉한 연합 세력이 신성한 국가적 단결과 결속을 겨냥했다”며 “그들은 이란의 적들의 꼭두각시”라고 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고문인 알리 아스가르 샤피이언도 카라치가 모즈타바와 만나거나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라며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카라치가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과 관련해 최고국가안보회의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세력에 대한 분노로 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세력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카라치의 발언으로 촉발된 이번 공방은 지난 6월 미·이란 종전 MOU 체결 이후 계속되는 이란 내부 파벌 갈등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당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필두로 한 협상파는 최고국가안보회의 구성원의 압도적 다수가 협상안을 승인했다고 밝혔지만 강경파는 모즈타바의 뜻에 반한다며 반발해왔다.
논란은 모하마드 자파르 가엠파나 부통령이 MOU 승인 과정에서 모즈타바의 구체적 지시가 있었다고 밝히며 더욱 불붙었다. 가엠파나 부통령은 모즈타바가 최고국가안보회의에서 4분의 3 이상이 찬성할 경우 MOU를 승인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강경파에서는 페제시키안 정부가 최고지도자의 승인 권한이 최고국가안보회의 표결 결과에 좌우되는 것처럼 묘사했다며 반발했다.
경찰이 최근 한달간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집중 활동을 진행해 피의자 360여명을 대상으로 전자장치 부착 등 조치를 했다.
경찰청은 지난 6월29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4주간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집중활동 기간’을 운영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최근 관계성 범죄가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이어지자 경찰은 이 기간 시·도청과 경찰서 과장급(시도청 총경·경찰서 경정) 등 관리자 계급이 직접 관계성 범죄 사건기록을 확인·지휘토록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기간 각 시·도청은 총 4372건의 관계성 범죄 수사를 지휘하고, 이들 중 174건을 일선 경찰서가 아닌 시·도청으로 이관해 직접 수사토록 했다.
경찰은 다수의 관계성 범죄 사례를 파악해 피의자 362명에 대해 구속·유치·전자장치 부작 등 조치를 취했다. 전 연인인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로 구치소에 복역 중인 A씨는 ‘출소 후 죽이겠다’는 등의 서신을 피해자에게 보내는 등 스토킹·보복협박을 반복했다. 경찰은 A씨의 재범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A씨 출소 당일 다시 유치하고, 석방 뒤에는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했다.
또 경찰은 피해자의 직장을 찾아가고, 미성년자인 다른 피해자를 계속 따라다닌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해 모니터링을 통해 다발성 범행 사실을 파악해 조치에 나섰다. 경찰은 B씨의 추가 범행·강력범죄 비화 차단을 위해 사건을 병합한 뒤 피해자에 대해 안전조치를 진행하고 B씨를 구속했다.
이외에도 스토킹 혐의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출소한 뒤 피해자를 스토킹하고 폭행·협박한 C씨도 이 기간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경찰은 C씨가 범행 이후 현장을 이탈하자 3개 팀을 비상 소집해 CC(폐쇄회로)TV 분석·통신수사로 C씨 행적을 추적, 기차에 타고 있던 C씨를 열차 수색 끝에 검거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집중활동 기간에는 하루 평균 수사지휘 건수가 64.1건에서 168.2건으로 약 160% 늘었다. 사건 이관 건수도 하루 평균 1.9건에서 6.7건으로 약 2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5월과 비교해 이 기간 구속·유치되거나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은 피의자 수는 하루 평균 8.3건에서 13.9건으로 67.5%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에도 정기적으로 집중활동 기간을 운영하는 등 촘촘한 사건관리를 통해 가해자 격리와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AI 대전환은 우리의 삶과 사회뿐만 아니라 기존의 모든 제도를 바꿔 놓는다. 그 변화의 성격과 규모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울수록 이에 대비해야 할 정치는 언제나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은 결국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심해질 ‘양극화’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자연스럽게 ‘기본소득’ 이념을 소환한다. 당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인공지능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라며 “기업의 초과이익 일부를 국민에게 지급하는 ‘국민배당금’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에 속한다. 어떤 정치인은 반도체 산업 호황은 농어민들의 시장 개방이라는 희생과 인내가 축적된 결과라며 “이익 일부를 농어촌에 환원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당연시되는 문명사적 전환기 그 어느 때보다 사회학적 상상력이 필요한 건 분명하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기본소득 구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새로운 사회적 환경에 부합하는 새 제도로서 기본소득을 논의하지 않고, 단지 기존 복지제도를 확대하는 방편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지 않으면, 그 목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면 할수록 해결해야 할 현실적 목표로부터 더 멀어진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근본적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기본소득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현재 시행되는 기본소득 정책을 보면, 우리는 그 방향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다. 많은 국민이 기본소득이 실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것을 보면, 기본소득의 근본 성격과 방향이 과연 제대로 설정되었는지 의심스럽다. 2026년 대한민국 정부는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복지정책으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선정된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1인당 월 15만원(4인 가족 기준 월 60만원)을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는 이 제도는 농어촌 공동체 유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차원의 지역기반 기본소득 실험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 정책은 시행과 동시에 하나의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왜 농어촌 주민만 기본소득을 받아야 하는가?
오늘날 대한민국은 더 이상 농업사회가 아니다. 통계적으로 농림어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6%를 차지하며, 전체 취업자의 5% 정도만이 농림어업에 종사한다. 반면 국민의 대부분은 도시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최근 급속히 성장하는 디지털 산업과 플랫폼 경제에 종사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진행된 산업구조의 변화는 이제 AI 혁명을 계기로 다시 한번 근본적인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특정 지역과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본소득을 설계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더욱이 이미 농어촌은 공익직불제, 농업재해보험, 각종 가격보조, 지역소멸대응기금 등 다양한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영역이다. 농어촌 지역에만 현금성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하나의 현금성 지원을 추가하는 것이 국가 전체의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형평성에 부합하는지는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정 산업·지역 중심 정책 설계
국가 지원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도시에 있다. 인류 산업구조는 일반적으로 크게 세 단계 변화를 경험했다. 첫 번째는 농업사회다. 토지가 생산 중심이었던 시대에는 대부분의 국민이 농업에 종사하였다. 국가의 부는 곧 농업 생산력이었으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동아시아의 정치철학은 이러한 시대를 반영한다. 농업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의 존립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적, 도덕적 기반이었다. 두 번째는 산업혁명 이후의 제조업 중심 사회이다. 증기기관과 대량생산은 농촌 인구를 도시로 이동시켰고, 노동자 계급이 새로운 사회의 중심세력이 되었다. 이 시기 복지국가는 산업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보험 체계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오늘날 우리는 세 번째 단계인 AI 기반 서비스 경제로 진입하고 있다. OECD 국가 대부분에서 서비스업은 GDP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한국 역시 서비스업 중심 경제로 전환된 지 오래다. 그러나 AI 혁명은 단순히 서비스업의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생성형 AI와 로봇기술은 이제 화이트칼라 노동까지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노동시장 전체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과거 산업혁명이 육체노동을 기계화하였다면, AI 혁명은 인간의 인지적 노동을 자동화하고 있다. 회계사, 번역가,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심지어 법률 전문가의 업무 일부까지 AI가 수행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복지국가는 특정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 전체의 구조적 불안정성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기본소득 논의 역시 특정 산업이나 특정 지역을 넘어 시민 전체의 경제적 안전망이라는 차원에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에는 암묵적으로 하나의 역사적 가치관이 자리하고 있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전통적 사고이다. 조선시대 국가 운영의 핵심 원리는 농업이었다. 토지는 부의 원천이었고 농민은 국가재정을 떠받치는 중심계층이었다. 따라서 국가가 농업을 보호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전략이었다. 그러나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이러한 전제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 오늘날 국가 경제를 움직이는 중심은 반도체, 바이오 산업, 금융서비스, AI 산업, 플랫폼 경제와 같은 첨단 서비스 산업이다. 국민 대부분은 도시에서 노동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농업을 여전히 국가 경제의 중심산업으로 간주하는 것은 산업구조의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정책적 관성일 수 있다.
관성적 사고 아닌 시민 중심 구성을
물론 이러한 지적이 농업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농업은 여전히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있으며, 기후위기 시대에는 환경보전과 탄소흡수라는 공익적 기능을 수행한다. 농촌 공동체는 국토 균형발전과 문화유산의 보존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농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경제 규모’가 아니라 ‘공익적 기능’이어야 한다. 농민이라는 직업 자체를 보호하는 것과 농업이 수행하는 공익적 기능을 보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정책이다. 전자는 직업 중심의 보조금이며, 후자는 공공재 생산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다. 오늘날 OECD 국가들이 확대하고 있는 공익직불제 역시 이러한 사고에 기초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가가 보상해야 하는 것은 농민이라는 신분이 아니라 환경보전, 생태계 유지, 식량안보와 같은 공익적 활동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농어촌 기본소득 역시 단순히 “농촌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농촌이 수행하는 공익적 기능과 어떠한 관계를 갖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AI 시대 복지국가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국가는 특정 산업을 지원해야 하는가, 아니면 시민을 지원해야 하는가? 농업사회에서는 농업을 지원하는 것이 곧 국민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산업사회에서는 노동자를 지원하는 것이 경제를 안정시키는 길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특정 산업을 보호하는 방식만으로는 사회 전체의 위험에 대응하기 어렵다. 서비스업,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자영업, 전문직 모두가 기술 변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농민, 노동자, 공무원, 군인 등 각각의 집단마다 별도의 복지 체계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AI 시대에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 AI 시대에는 사회 구성원이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농촌에 살면서 온라인 플랫폼에서 일하고, 유튜브를 운영하며, AI를 활용한 프리랜서가 될 수도 있다. 직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의 기준 역시 직업이나 산업이 아니라 시민이라는 멤버십 자체가 되어야 한다.
농업사회는 ‘농자천하지대본’의 시대였고, 산업사회는 노동이 국가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더 이상 특정 산업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국가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복지국가 역시 산업 중심에서 시민 중심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기본소득 논의도 바로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계속 사표를 제출하고 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사진)에게 다음번 사표는 수리하겠다고 경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부인했지만 이란 권력 핵심부의 내부 분열이 외부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위 성직자 모하마드 바게르 카라치는 3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사퇴를 둘러싸고 조성된 긴장 관계를 언급했다고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이 보도했다.
카라치는 모즈타바의 인척으로 그의 누이가 모즈타바의 형제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치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근 28차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모즈타바는 “그가 한 번만 더 사의를 표하면 나는 승인할 것이다. 그 아래에 ‘승인’이라고 적을 것이고 그러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 말했다고 카라치는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페제시키안은 더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며 “그들은 모두 물러섰다”고 덧붙였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지난 5월 말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강경파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국정을 장악한 이후 주요 결정에서 배제된 상황을 거론하며 모즈타바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대통령실은 즉각 부인했다. 세예드 메흐디 타바타바에이 대통령실 공보 담당 부국장은 카라치의 주장을 “근거 없는 새빨간 거짓말”으로 규정했다. 이어 “기만적인 선동가들과 극단주의·무능을 옹호하는 음흉한 연합 세력이 신성한 국가적 단결과 결속을 겨냥했다”며 “그들은 이란의 적들의 꼭두각시”라고 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고문인 알리 아스가르 샤피이언도 카라치가 모즈타바와 만나거나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라며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카라치가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과 관련해 최고국가안보회의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세력에 대한 분노로 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세력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카라치의 발언으로 촉발된 이번 공방은 지난 6월 미·이란 종전 MOU 체결 이후 계속되는 이란 내부 파벌 갈등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당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필두로 한 협상파는 최고국가안보회의 구성원의 압도적 다수가 협상안을 승인했다고 밝혔지만 강경파는 모즈타바의 뜻에 반한다며 반발해왔다.
논란은 모하마드 자파르 가엠파나 부통령이 MOU 승인 과정에서 모즈타바의 구체적 지시가 있었다고 밝히며 더욱 불붙었다. 가엠파나 부통령은 모즈타바가 최고국가안보회의에서 4분의 3 이상이 찬성할 경우 MOU를 승인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강경파에서는 페제시키안 정부가 최고지도자의 승인 권한이 최고국가안보회의 표결 결과에 좌우되는 것처럼 묘사했다며 반발했다.
경찰이 최근 한달간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집중 활동을 진행해 피의자 360여명을 대상으로 전자장치 부착 등 조치를 했다.
경찰청은 지난 6월29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4주간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집중활동 기간’을 운영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최근 관계성 범죄가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이어지자 경찰은 이 기간 시·도청과 경찰서 과장급(시도청 총경·경찰서 경정) 등 관리자 계급이 직접 관계성 범죄 사건기록을 확인·지휘토록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기간 각 시·도청은 총 4372건의 관계성 범죄 수사를 지휘하고, 이들 중 174건을 일선 경찰서가 아닌 시·도청으로 이관해 직접 수사토록 했다.
경찰은 다수의 관계성 범죄 사례를 파악해 피의자 362명에 대해 구속·유치·전자장치 부작 등 조치를 취했다. 전 연인인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로 구치소에 복역 중인 A씨는 ‘출소 후 죽이겠다’는 등의 서신을 피해자에게 보내는 등 스토킹·보복협박을 반복했다. 경찰은 A씨의 재범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A씨 출소 당일 다시 유치하고, 석방 뒤에는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했다.
또 경찰은 피해자의 직장을 찾아가고, 미성년자인 다른 피해자를 계속 따라다닌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해 모니터링을 통해 다발성 범행 사실을 파악해 조치에 나섰다. 경찰은 B씨의 추가 범행·강력범죄 비화 차단을 위해 사건을 병합한 뒤 피해자에 대해 안전조치를 진행하고 B씨를 구속했다.
이외에도 스토킹 혐의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출소한 뒤 피해자를 스토킹하고 폭행·협박한 C씨도 이 기간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경찰은 C씨가 범행 이후 현장을 이탈하자 3개 팀을 비상 소집해 CC(폐쇄회로)TV 분석·통신수사로 C씨 행적을 추적, 기차에 타고 있던 C씨를 열차 수색 끝에 검거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집중활동 기간에는 하루 평균 수사지휘 건수가 64.1건에서 168.2건으로 약 160% 늘었다. 사건 이관 건수도 하루 평균 1.9건에서 6.7건으로 약 2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5월과 비교해 이 기간 구속·유치되거나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은 피의자 수는 하루 평균 8.3건에서 13.9건으로 67.5%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에도 정기적으로 집중활동 기간을 운영하는 등 촘촘한 사건관리를 통해 가해자 격리와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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