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음주운전변호사 “삼전닉스 공화국에 농 중심 체제 전환으로 저항”···[만나듣다]⑥‘급진 민주주의자’ 채효정
페이지 정보
작성자 또또링3 댓글 0건 조회 40회 작성일 26-08-13 08:55본문
의정부음주운전변호사 벽엔 가자지구 지도와 팔레스타인 국기, 이주민 한국어 교실 안내가 붙었다. 화장실엔 ‘모두의 화장실’이라는 표지판이, 현관문엔 ‘동물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는 포스터가 달렸다. 칠판에 부착된 건 산촌영화제 포스터다. ‘자치와 자급’(이하 자자) 공간의 풍경이다.
지난달 29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자자에서 채효정을 만났다. 그가 내민 명함의 직함은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장이다.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강사’이자 ‘강원녹색당 운영위원장’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 활동가’다. ‘학벌없는사회’ 설립(2000년) 멤버인 그는 전국 단위의 단체 해산 뒤에는 광주 학벌없는사회 회원으로 남았다. 그가 요즘 붙잡은 화두는 ‘저항과 돌봄’이다. 이곳 자자도 ‘저항과 돌봄의 공동체’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자자는 2016년 책 읽기 모임으로 시작했다. 첫 책은 에코페미니스트 마리아 미즈와 베로니카 벤홀트-톰젠의 <자급의 삶은 가능한가>. 카페와 회원 집을 전전하다 이 공간을 마련한 건 2024년이다. 그는 “자본주의적인 소유관계나 운영 방식에 정면 도전하고, 체제 안에 있지만 체제를 반대하는 둥지 같은 공간”이라고 말한다. 그는 “‘저항이 곧 우리의 돌봄이고 돌봄이 곧 우리의 저항’이라는 걸 보여줄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저항과 돌봄의 기치 아래 자자가 최근 주력하는 일 하나는 이주민 네트워크와 이주여성 쉼터다. 남편에게 폭력을 당한 이주여성이 자자에 잠시 보호를 요청한 적이 있다. 대피 공간을 찾던 중 음독 사건이 일어났다. 추가 조사를 하다가, 인제에 보호 체계가 미흡하다는 걸 알게 됐다. 지역 주민 뜻을 모아 이주여성 쉼터 설립에 들어갔다. 지난 지방선거 때 각 정당 후보들에게 쉼터 정책 제안을 했다. 선거 이후에도 당시 공동 제안한 단체, 개인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고 계속해서 쉼터 설립을 추진한다. 한국어 교실 이주노동자들과는 쉼터 설립 간담회도 참석하고, 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도 나간다.
일상의 작은 일에도 ‘저항과 돌봄’의 정신이 들었다. 자자 회원들은 모임 때마다 같이 밥을 해 먹는다. ‘평화와 공존의 밥상’이라 이름 붙였다. 채식을 한다. 비건인 회원의 철학을 존중하려 내린 결정이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똑같은 밥을 먹으려 이 공간에선 채식을 하기로 회원들이 약속했다.
“우리끼리 알콩달콩 재미있게 사는 공동체도 있지만, 사회 불평등에 균열을 내지는 못하죠. 자자를 만들 때도 계속 그 얘기를 했어요. ‘우리가 제일 재미있어야 해. 거기서 그치지 말고 우리의 돌봄이 저항이 되도록 하자’고요. 자기만족적이고 자기위안적인 공동체 운동을 하고 싶진 않았어요.”
이런 지향을 담은 연대 실천 활동 하나가 홍천군 화천면 풍천리 양수발전소 반대 투쟁이다. 양수발전소 건설은 2019년 공청회 같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결정됐다. 산촌에 살며 산농사로 먹고살던 평범한 이들이 8년간 투쟁을 해왔다. “양수발전소는 우리가 아는 수력발전소 용도가 아니에요. 핵발전소를 24시간 가동하려면 이 핵발전소의 유휴 전력을 써야 하는데, 그 전력을 강제로 쓰기 위한 장치가 이 양수발전소예요. 하부댐 물을 전기로 상부댐으로 끌어올리거든요. 어찌 보면 전기를 낭비적으로 쓰는 장치라고 할 수 있죠. 주민들은 거대한 전기 쓰레기장이라고 불러요. 생태 파괴의 규모는 너무 커요.”
발전소 부지가 된 잣나무 백년숲은 ‘100대 명품 숲’에도 선정된 곳이다. 산양, 수달, 하늘다람쥐 같은 멸종위기 및 희귀종도 산다. 이곳도 댐이 들어서면 모두 수몰된다. 이미 사전 이설도로 공사로 산 중턱이 파여 나갔다. 채효정은 “전국적인 차원에서 봐야 할 중요한 기후정의 운동의 현장 투쟁 최일선이다. 주민들이 쓸 전기를 생산하는 것도 아니다. 수도권 전기 수급을 위해 지역을 희생시키는 전형적인 지역 수탈 현장”이라고 말한다.
채효정은 3대 메가프로젝트도 지역 수탈 사례로 본다. 날 선 언어로 비판했다. “메가프로젝트의 실체는 한마디로 대국민 사기극이요, 경제적 공포정치죠.” 채효정은 캐나다 사회운동가인 나오미 클라인의 책 <쇼크 독트린>을 예로 들며 말했다. “노동을 통제하면서 전체적으로 미래에 대한 공포 심리를 주입하는 거죠. ‘일자리가 사라질 거다. 인간은 필요 없어질 거다. 일터는 인간 노동자를 필요하지 않아. 대체할 수많은 인공지능과 피지컬 AI 로봇이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도 이제 곧 나와’ 이런 얘기를 하면서요. 사람들 정신 줄을 빼고, 비상사태를 만들고는 차분하게 생각하고 민주적으로 논의할 겨를 없이 막 몰아치면서 ‘지금 민주주의고 뭐고 할 때가 아니야. 그런 거 다 하다가는 우리 다 망해’라며 비판 의견과 소수 의견들을 다 묵살하고 가는 거죠.” 기간제 4년 허용·주 52시간 제외 포함 ‘반노동 메가특구법’ 비판이 이미 나온다. 그는 “메가프로젝트는 지금 기술 파시즘의 형태로 구현된다”고 했다.
“AI 산업은 성장 위기에 봉착한 자본이 증시 등 금융시장 부양책으로 동원하는 측면이 큰데도, 제조업이든 뭐든 AI가 다 성장시키고, AI가 경제를 살릴 것처럼 몰아가는 일”이 그가 보기엔 사기극이다. “반도체 산업, AI 산업이 금융시장을 부양하는 또 하나의 촉매제이자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지렛대 산업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채효정은 금융 자본주의를 오래 연구해왔다. 그는 지금 1929년 미국 대공황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다고 본다. “그때도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정치 엘리트나 금융 엘리트들이 ‘문제없다. 일시적인 하락일 뿐이다. (반등할 때마다) 이제 살아난다’ 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돈을 계속 끌어들여요. 이재명 대통령하고 비슷한 얘기를 해요. ‘사세요. 그것이 당신을 살리는 길입니다. 주식을 많이 사면 살수록, 안 빠져나올수록 주식시장은 더 커지고 더 안정될 겁니다. 당신은 돈을 벌 겁니다’라며 붕괴 직전까지 (투자를) 권유했어요.”
채효정은 2025년 9월 한국농정신문에 반도체 산단 호남 이전론을 비판하는 글을 보냈다. ‘왜 반도체 식민지를 지산지소라 부르는가’는 제목의 글은 1년 뒤 일을 예측한 글 같기도 하다. 경기도 용인 세계 최대 반도체 산업단지 대안으로 나온 호남 이전안에서 “전기를 멀리서 끌어오지 말고 공장을 전기 생산지로 이전하자”는 내용의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를 비판한다. 지산지소는 WTO 체제에 반대하면서 1990년대 일본에서 나온 말이다. 농민들이 아주 오랫동안 쌓아왔던 저항의 구호다. 그때 우리는 신토불이 운동을 했다”고 했다.
“농산물 수입 개방 반대 투쟁과 반세계화 운동과 연관된 농민운동의 용어, 저항의 구호를 끌어온 거지요. 반도체 생산기지를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건 세계적인 공급망의 하청기지로 지역을 편입시키는 건데, 지산지소의 가치관과 역행하는 데 이 용어를 갖고 온 게 화가 났어요.” 그는 대규모 반도체 산단 신규 건설 자체가 비판적으로 검토되지 못했다고 본다. “용인이냐 호남이냐 하는 입지 논쟁으로 축소됐다. 지역이전론은 지역균형발전론이나 지산지소론으로 포장되면서 반도체 공장의 유해성은 감춰지고, ‘반올림’ 운동 같은 반도체 산업의 위험성을 알려온 운동 역사도 다 소거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금융과 거대 자본의 지배’를 당연하게 여긴다. ‘정경유착’이란 말도 폐어가 된 듯한 분위기다. “옛날에는 (정경유착을) 하더라도 몰래 만났잖아요. 요즘은 ‘기자들 오시오’ 해서 얼싸안고 악수하고 우리는 친구니, 깐부니, 식구니 하는 걸 과시적으로 보여주잖아요.” 그는 홍세화가 2024년 4월 마지막 병상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 귀국한 1999년 ‘부자 되세요!’란 전광판을 목격한 일을 다시 떠올리며 한 말도 예로 들었다. 홍세화는 “(‘부자 되세요’라는) 그 흐름에 승복하고 말았구나 (…) 지금은 더 나빠졌죠”라고 했다. 채효정은 “지금 너무나 노골적으로 부끄러운 모습들을 드러내면서도 안 부끄러워하는 그런 시대가 됐다. 추악한 모습을 추악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게 큰 문제”고 했다.
채효정은 2026년 5월부터 금융위원회 규정 변경에 따라 만 12세 이상 미성년자도 부모 동의를 받아 가족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해진 점도 지적한다. “별말 없이, 반발 없이 조용히 지나갔어요. 과소비가 우려된다는 식의 우려만 조금 나왔고요. 12세로 낮춘 건, 더 많은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한, 신용을 일찍부터 창출해 금융시장 자원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인데도요.”
주식으로 돈 벌었다고 하는 이들은 과시한다. “예전에는 주식으로 돈 벌면 함부로 못 떠들고 숨기고 했는데, 요즘은 완전히 자랑거리가 됐어요. 투자의 귀재처럼 대접받고요. 지금 금융 엘리트들이 사회지도층이 된 시대죠. 방송 매체들도 경제학자보다 증권회사나 투자회사에서 투자전문가를 불러다가 경제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묻죠.” 학부모들은 ‘투자해서 돈 버는 법’을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가르치라고 요구한다. “금융 자본주의 역사는 언제 시작되었는지, 금융시장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금융 파생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위험성은 무엇인지 아무도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영 정치와도 이어지는 문제다. 채효정은 “윤석열이 메가프로젝트를 했다면 소위 ‘민주시민사회’가 난리 났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노무현 정부는 ‘삼성 공화국’이란 별명을 얻었는데, 지금은 ‘삼전닉스 공화국’이 된 것 같아요.” 그는 “진보 표방 정당들이 스스로 대기업 정당의 하청 정당이 됐다”고도 했다. “제일 큰 비극은 민주당이 왜곡된 지형 속에서, 진보가 아닌데도 진보의 상징을 차지한다는 거고요. 보수화·기득권화된 민주당 우산에 스스로 포섭되어 들어가려고 하는 진보정당인 척하는 정당과 인물들이 있죠. 이들이 진보정치에 대한 신뢰를 깎아 먹고, 정치에 대한 불신과 환멸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고 봅니다.” 거대 양당을 두고는 “불평등 체제와 성장 체제를 굳건히 유지하려는 체제 유지 세력”이라고 했다.
채효정은 2016년 인제로 왔다. ‘탈서울’이 목적이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전부터 이주 계획을 잡아뒀다. “해고 안 해도 떠날 사람인데 왜 해고를 해서 서울까지 왔다 갔다 해고 투쟁을 하게 만들었냐 했죠(웃음).” 이주해서 처음에는 블루베리 농사를 지었다. “여기저기 이주할 곳을 알아보고 다닐 때, 블루베리밭을 보러 갔다가 콩깍지가 씌어서 ‘여기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주를 이끈 지인과 정착을 도와준 동네 이장이 농사를 권했다. “그분들이 ‘농사를 지어야 주민들의 삶에 스며든다. (귀농 없이) 귀촌만 하면 겉돌게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생계를 하려고도 했죠.” “생태농으로 짓겠다고 마음먹고 정말 뼈를 갈아넣”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지만 농사는 잘되지 않았다. “억울함도 직접 당해보고 불합리한 것도 직접 절망하고 부딪히면서 농업과 농촌의 문제를 깨닫게 됐다”고 한다.
농촌은 “버려진 산업, 버려진 땅, 버려진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사실’이다. “농촌은 산업 하부 구조예요. 폐기물도 다 농촌으로 오죠, 자본주의 생산 시스템을 떠받치는 하부 구조죠. 이 비용은 누구도 지불하지 않고요. 농민은 잉여 인구로 재규정되고요. ”
기후위기도 절감했다. 그는 “‘꽃시계’가 망가졌다”고 표현한다. 노인들은 어떤 꽃이 피는지를 보고 작물을 심는다. “지금은 꽃도 시간을 잃어버려 꽃으로 때를 알 수가 없어요. 옛날에도 홍수가 나고 가뭄이 들고 해도, 농민들이 거기 대응하는 비결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안 돼요. 할머니들은 살다 살다 이렇게 널뛰는 날씨를 처음 봤다고 해요.” “감자, 옥수수는 눈 감고도 심을” 노인들이 블루베리 농사 교육장에서 초보자로 질문하는 걸 보고는 “현타가 많이 왔다”고도 했다. “블루베리도 이 땅이 낯설고, 할머니 할아버지 농민들도 이 새 작물이 낯설”었다. 산업화된 농업에서는 생명과 교감할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 3년 만에 블루베리는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폐원 지원 작물이 됐다. 다음에 온 유망 권장 작물은 아로니아였다. 그는 신상이 금방 구식이 되어버리는 것처럼, 농사도 손에 익을 만하면 새로운 작물이 낡은 작물을 밀어낸다는 걸 알았다. 채효정은 “부채 종속도 심하다. 빚내서 하라는 식으로 농정이 설계되어 있는데, 그것도 이제 막바지에 온 거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뭘 먹고 살지 하는 생각이 들죠. 차 안 타면 불편한데 살 수는 있잖아요.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의 사람은 삼시 세끼 밥을 먹어야 하잖아요. 자동차나 반도체를 뜯어 먹고 살 수도 없고요. 우리의 밥을 만들어내는 농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위기인데, 지금 사회가 이 위기를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위기감으로 또 다가오고요.”
채효정은 농업, 농촌, 농민의 ‘3농’을 포획한 3대 자본이 화석자본, 생명자본(농식품기업), 금융자본이라 말한다. 대안으로 농생태적 전환 중심의 ‘농(農)을 중심으로 한 체제전환 운동’을 제안한다. “사회운동하는 진보적 세력들도 체제전환 운동을 하는 동지들도 ‘농’의 문제는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 우리가 미래 사회를 구상할 때, 그 사회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하는 산업 사회는 아닐 거잖아요.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살고 싶은 세계는, 많은 사람이 농사짓고, 자연을 존중하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곳이에요.”
정치학자 채효정은 ‘나는 급진 민주주의자’라고도 소개한다. 그는 “나한테는 홍천 양수발전소와 메가프로젝트 반대 운동, 비정규직 강사 투쟁, 기후정의 운동, 학벌없는사회 활동을 꿰뚫는 이념이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그는 “민중이라 불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삶을 바꿔 나가는 주체로서의 정치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그 민중이 하는 ‘평등의 정치’가 민주주의”라고 믿는다.
그에게 민주정치란 ‘훌륭한 사람’을 뽑는 대의정치가 아니다. “소수의 우월한 이들이 지배하는 정치, 귀족정치·엘리트주의와 정반대되는 사상이 민주주의”다. 그는 “지배하는 이들이 아니라 지배당하는 이들과 함께 싸우는 사람으로 살려고 한다”고도 했다. 지배당하는 이들, 저항하는 이들과 연대하기 위해 그가 곧잘 하는 말은 “채효정 사용권을 드립니다”다.
전두환 정권 시절 반독재 시위를 하다가 불법 구금을 당한 ‘10·28 건대 항쟁’ 피해자들이 재심과 국가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이 사건을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법원도 일부 피해자들에게 재심 결정을 내리면서 피해자들이 본격적으로 국가 책임을 묻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10·28건대항쟁계승사업회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대항쟁 피해자 63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13명은 과거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받은 유죄 판결에 대해서 재심도 청구했다.
피해자들은 “사건 조작과 폭력 진압, 조사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밝혀달라”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사법부에는 “10·28건대항쟁 관련 재심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심리하고, 폭력과 강압수사로 만들어진 유죄판결을 바로잡아 모든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라”고 요구했다. 정부에는 “국가 폭력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피해에 대해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배상하라”고 했다. 또 정부가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고용규 계승사업회 상임대표는 이날 “당시 연행된 학생들은 수사기관에서 불법구금과 폭행, 가혹행위, 잠 안 재우기, 협박, 강압수사를 당했다”며 “피해자들은 감옥에 갔고 학교에서 쫓겨났으며 취업과 사회생활에서 차별받았다. 가족들까지 감시와 낙인, 가난, 고통을 감당해야 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이번 재심은 국가폭력에 의해 뒤바뀐 역사를 바로잡고 당시 학생들은 범죄자가 아닌 민주주의를 지키려했던 청년들이었다는 사실을 확인 받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들이 청구한 국가배상 규모는 피해자 1명당 약 1억원이다. 100여 일간 강제구금된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으로, 개인별 피해 정도에 따라 청구 금액은 조금씩 다르다.
건대항쟁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6년 10월28일 26개 대학 2000여 명이 건국대에 모여 나흘간 군사정권 타도를 외치며 벌인 반독재 시위다. 당시 경찰은 23개 중대 2700여 명을 투입해 최루탄을 쏘며 건국대 캠퍼스로 진입한 뒤, 건물을 봉쇄해 시위를 진압했다. 경찰은 사흘 뒤인 31일 전원 연행을 목표로 이른바 ‘황소30’ 진압 작전을 벌였고, 결국 1500여 명이 연행돼 1200여 명이 구속 수사를 받았다. 이는 한국 역사상 단일 사건으로는 ‘최다 구속자’를 기록한 인권침해 사건이다.
앞서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5월 피해자 80여 명에 대해 “수사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불법 구금을 당해 헌법이 보장한 신체의 자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이 침해됐다”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정부에는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 조치를 권고했다. 서울고법도 건대항쟁에 참석했다가 집시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박영일씨에 대해 지난 3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신용한 충북지사가 지역사회의 거센 반대 여론에도 범죄 전력을 가진 외부인사 2명을 보좌관으로 채용해 후폭풍이 예상된다.
신 지사는 12일 박병국 전 주중국대사관 주재관(64)을 대외협력보좌관으로, 이재한 전 한용산업 대표이사(63)를 정무특별보좌관으로 각각 임용했다.
이들은 2급 상당의 전문임기제 공무원으로 1년간 근무하게 된다.
박 보좌관은 경찰대학 1기 출신으로 경찰청 홍보담당관, 울산지방경찰청 차장 등을 역임했다. 또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상임이사도 역임했다. 박 보좌관의 주요 근무처는 국회와 중앙부처가 있는 서울과 세종이다.
충북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박 보좌관은 정부와 청와대, 국회 등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인물”이라며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충북의 정부예산 확보와 국책사업 유치, 중앙부처 협의 등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데 전략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이번 인사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박 보좌관의 과거 범죄 전력 때문이다. 그는 경찰 재직 당시 기업인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2013년 징역 2년 6개월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2021년 10월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 상임이사 재직 당시 용인의 한 카페에서 업주에게 욕설을 해 업무방해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박 보좌관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해당 사건으로 직위해제됐고, 이후 논란이 커지자 사표를 제출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뇌물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파면된 인물의 인맥을 앞세워 중앙부처와 국회의 문을 열겠다는 발상부터 이해하기 어렵다”며 “예산과 성과를 앞세워 공직부패 전력에 눈을 감는 것은 청렴 불감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계의 거듭된 우려와 재검토 요구에도 임명을 강행한 것은 민선 9기 불통 도정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박 보좌관 임명을 철회하고 범죄와 비위 전력, 징계·직위 해제 이력과 청렴성·공직윤리를 종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인사 기준을 마련해 도민 앞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임용된 이재한 정무특보도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 동남4군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한 이 정무특보는 22대 총선을 앞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선거운동을 하면서 수행 운전기사의 급여 2000여만원을 선거 회계가 아닌 개인 자금으로 지급한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 150만원의 처벌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동원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은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정을 대표해 활동할 보좌관에 범죄 이력이 있는 인사의 임용을 강행함에 따라 더는 충북도와의 협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 지사의 정치적, 법적 부담에 대응하기 위한 방탄 인사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임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반대 여론에 대해 신 지사는 “정치적 진영이나 과거 이력보다 민생과 실용 측면에서 충북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깊게 생각해 삼고초려했다”며 “앞으로도 충북발전에 도움이 되는 인재라면 폭넓게 힘을 모아 충북 도정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자자에서 채효정을 만났다. 그가 내민 명함의 직함은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장이다.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강사’이자 ‘강원녹색당 운영위원장’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 활동가’다. ‘학벌없는사회’ 설립(2000년) 멤버인 그는 전국 단위의 단체 해산 뒤에는 광주 학벌없는사회 회원으로 남았다. 그가 요즘 붙잡은 화두는 ‘저항과 돌봄’이다. 이곳 자자도 ‘저항과 돌봄의 공동체’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자자는 2016년 책 읽기 모임으로 시작했다. 첫 책은 에코페미니스트 마리아 미즈와 베로니카 벤홀트-톰젠의 <자급의 삶은 가능한가>. 카페와 회원 집을 전전하다 이 공간을 마련한 건 2024년이다. 그는 “자본주의적인 소유관계나 운영 방식에 정면 도전하고, 체제 안에 있지만 체제를 반대하는 둥지 같은 공간”이라고 말한다. 그는 “‘저항이 곧 우리의 돌봄이고 돌봄이 곧 우리의 저항’이라는 걸 보여줄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저항과 돌봄의 기치 아래 자자가 최근 주력하는 일 하나는 이주민 네트워크와 이주여성 쉼터다. 남편에게 폭력을 당한 이주여성이 자자에 잠시 보호를 요청한 적이 있다. 대피 공간을 찾던 중 음독 사건이 일어났다. 추가 조사를 하다가, 인제에 보호 체계가 미흡하다는 걸 알게 됐다. 지역 주민 뜻을 모아 이주여성 쉼터 설립에 들어갔다. 지난 지방선거 때 각 정당 후보들에게 쉼터 정책 제안을 했다. 선거 이후에도 당시 공동 제안한 단체, 개인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고 계속해서 쉼터 설립을 추진한다. 한국어 교실 이주노동자들과는 쉼터 설립 간담회도 참석하고, 전국이주노동자대회에도 나간다.
일상의 작은 일에도 ‘저항과 돌봄’의 정신이 들었다. 자자 회원들은 모임 때마다 같이 밥을 해 먹는다. ‘평화와 공존의 밥상’이라 이름 붙였다. 채식을 한다. 비건인 회원의 철학을 존중하려 내린 결정이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똑같은 밥을 먹으려 이 공간에선 채식을 하기로 회원들이 약속했다.
“우리끼리 알콩달콩 재미있게 사는 공동체도 있지만, 사회 불평등에 균열을 내지는 못하죠. 자자를 만들 때도 계속 그 얘기를 했어요. ‘우리가 제일 재미있어야 해. 거기서 그치지 말고 우리의 돌봄이 저항이 되도록 하자’고요. 자기만족적이고 자기위안적인 공동체 운동을 하고 싶진 않았어요.”
이런 지향을 담은 연대 실천 활동 하나가 홍천군 화천면 풍천리 양수발전소 반대 투쟁이다. 양수발전소 건설은 2019년 공청회 같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결정됐다. 산촌에 살며 산농사로 먹고살던 평범한 이들이 8년간 투쟁을 해왔다. “양수발전소는 우리가 아는 수력발전소 용도가 아니에요. 핵발전소를 24시간 가동하려면 이 핵발전소의 유휴 전력을 써야 하는데, 그 전력을 강제로 쓰기 위한 장치가 이 양수발전소예요. 하부댐 물을 전기로 상부댐으로 끌어올리거든요. 어찌 보면 전기를 낭비적으로 쓰는 장치라고 할 수 있죠. 주민들은 거대한 전기 쓰레기장이라고 불러요. 생태 파괴의 규모는 너무 커요.”
발전소 부지가 된 잣나무 백년숲은 ‘100대 명품 숲’에도 선정된 곳이다. 산양, 수달, 하늘다람쥐 같은 멸종위기 및 희귀종도 산다. 이곳도 댐이 들어서면 모두 수몰된다. 이미 사전 이설도로 공사로 산 중턱이 파여 나갔다. 채효정은 “전국적인 차원에서 봐야 할 중요한 기후정의 운동의 현장 투쟁 최일선이다. 주민들이 쓸 전기를 생산하는 것도 아니다. 수도권 전기 수급을 위해 지역을 희생시키는 전형적인 지역 수탈 현장”이라고 말한다.
채효정은 3대 메가프로젝트도 지역 수탈 사례로 본다. 날 선 언어로 비판했다. “메가프로젝트의 실체는 한마디로 대국민 사기극이요, 경제적 공포정치죠.” 채효정은 캐나다 사회운동가인 나오미 클라인의 책 <쇼크 독트린>을 예로 들며 말했다. “노동을 통제하면서 전체적으로 미래에 대한 공포 심리를 주입하는 거죠. ‘일자리가 사라질 거다. 인간은 필요 없어질 거다. 일터는 인간 노동자를 필요하지 않아. 대체할 수많은 인공지능과 피지컬 AI 로봇이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도 이제 곧 나와’ 이런 얘기를 하면서요. 사람들 정신 줄을 빼고, 비상사태를 만들고는 차분하게 생각하고 민주적으로 논의할 겨를 없이 막 몰아치면서 ‘지금 민주주의고 뭐고 할 때가 아니야. 그런 거 다 하다가는 우리 다 망해’라며 비판 의견과 소수 의견들을 다 묵살하고 가는 거죠.” 기간제 4년 허용·주 52시간 제외 포함 ‘반노동 메가특구법’ 비판이 이미 나온다. 그는 “메가프로젝트는 지금 기술 파시즘의 형태로 구현된다”고 했다.
“AI 산업은 성장 위기에 봉착한 자본이 증시 등 금융시장 부양책으로 동원하는 측면이 큰데도, 제조업이든 뭐든 AI가 다 성장시키고, AI가 경제를 살릴 것처럼 몰아가는 일”이 그가 보기엔 사기극이다. “반도체 산업, AI 산업이 금융시장을 부양하는 또 하나의 촉매제이자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지렛대 산업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채효정은 금융 자본주의를 오래 연구해왔다. 그는 지금 1929년 미국 대공황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진다고 본다. “그때도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정치 엘리트나 금융 엘리트들이 ‘문제없다. 일시적인 하락일 뿐이다. (반등할 때마다) 이제 살아난다’ 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돈을 계속 끌어들여요. 이재명 대통령하고 비슷한 얘기를 해요. ‘사세요. 그것이 당신을 살리는 길입니다. 주식을 많이 사면 살수록, 안 빠져나올수록 주식시장은 더 커지고 더 안정될 겁니다. 당신은 돈을 벌 겁니다’라며 붕괴 직전까지 (투자를) 권유했어요.”
채효정은 2025년 9월 한국농정신문에 반도체 산단 호남 이전론을 비판하는 글을 보냈다. ‘왜 반도체 식민지를 지산지소라 부르는가’는 제목의 글은 1년 뒤 일을 예측한 글 같기도 하다. 경기도 용인 세계 최대 반도체 산업단지 대안으로 나온 호남 이전안에서 “전기를 멀리서 끌어오지 말고 공장을 전기 생산지로 이전하자”는 내용의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를 비판한다. 지산지소는 WTO 체제에 반대하면서 1990년대 일본에서 나온 말이다. 농민들이 아주 오랫동안 쌓아왔던 저항의 구호다. 그때 우리는 신토불이 운동을 했다”고 했다.
“농산물 수입 개방 반대 투쟁과 반세계화 운동과 연관된 농민운동의 용어, 저항의 구호를 끌어온 거지요. 반도체 생산기지를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건 세계적인 공급망의 하청기지로 지역을 편입시키는 건데, 지산지소의 가치관과 역행하는 데 이 용어를 갖고 온 게 화가 났어요.” 그는 대규모 반도체 산단 신규 건설 자체가 비판적으로 검토되지 못했다고 본다. “용인이냐 호남이냐 하는 입지 논쟁으로 축소됐다. 지역이전론은 지역균형발전론이나 지산지소론으로 포장되면서 반도체 공장의 유해성은 감춰지고, ‘반올림’ 운동 같은 반도체 산업의 위험성을 알려온 운동 역사도 다 소거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금융과 거대 자본의 지배’를 당연하게 여긴다. ‘정경유착’이란 말도 폐어가 된 듯한 분위기다. “옛날에는 (정경유착을) 하더라도 몰래 만났잖아요. 요즘은 ‘기자들 오시오’ 해서 얼싸안고 악수하고 우리는 친구니, 깐부니, 식구니 하는 걸 과시적으로 보여주잖아요.” 그는 홍세화가 2024년 4월 마지막 병상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 귀국한 1999년 ‘부자 되세요!’란 전광판을 목격한 일을 다시 떠올리며 한 말도 예로 들었다. 홍세화는 “(‘부자 되세요’라는) 그 흐름에 승복하고 말았구나 (…) 지금은 더 나빠졌죠”라고 했다. 채효정은 “지금 너무나 노골적으로 부끄러운 모습들을 드러내면서도 안 부끄러워하는 그런 시대가 됐다. 추악한 모습을 추악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게 큰 문제”고 했다.
채효정은 2026년 5월부터 금융위원회 규정 변경에 따라 만 12세 이상 미성년자도 부모 동의를 받아 가족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해진 점도 지적한다. “별말 없이, 반발 없이 조용히 지나갔어요. 과소비가 우려된다는 식의 우려만 조금 나왔고요. 12세로 낮춘 건, 더 많은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한, 신용을 일찍부터 창출해 금융시장 자원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인데도요.”
주식으로 돈 벌었다고 하는 이들은 과시한다. “예전에는 주식으로 돈 벌면 함부로 못 떠들고 숨기고 했는데, 요즘은 완전히 자랑거리가 됐어요. 투자의 귀재처럼 대접받고요. 지금 금융 엘리트들이 사회지도층이 된 시대죠. 방송 매체들도 경제학자보다 증권회사나 투자회사에서 투자전문가를 불러다가 경제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묻죠.” 학부모들은 ‘투자해서 돈 버는 법’을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가르치라고 요구한다. “금융 자본주의 역사는 언제 시작되었는지, 금융시장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금융 파생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위험성은 무엇인지 아무도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영 정치와도 이어지는 문제다. 채효정은 “윤석열이 메가프로젝트를 했다면 소위 ‘민주시민사회’가 난리 났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노무현 정부는 ‘삼성 공화국’이란 별명을 얻었는데, 지금은 ‘삼전닉스 공화국’이 된 것 같아요.” 그는 “진보 표방 정당들이 스스로 대기업 정당의 하청 정당이 됐다”고도 했다. “제일 큰 비극은 민주당이 왜곡된 지형 속에서, 진보가 아닌데도 진보의 상징을 차지한다는 거고요. 보수화·기득권화된 민주당 우산에 스스로 포섭되어 들어가려고 하는 진보정당인 척하는 정당과 인물들이 있죠. 이들이 진보정치에 대한 신뢰를 깎아 먹고, 정치에 대한 불신과 환멸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고 봅니다.” 거대 양당을 두고는 “불평등 체제와 성장 체제를 굳건히 유지하려는 체제 유지 세력”이라고 했다.
채효정은 2016년 인제로 왔다. ‘탈서울’이 목적이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전부터 이주 계획을 잡아뒀다. “해고 안 해도 떠날 사람인데 왜 해고를 해서 서울까지 왔다 갔다 해고 투쟁을 하게 만들었냐 했죠(웃음).” 이주해서 처음에는 블루베리 농사를 지었다. “여기저기 이주할 곳을 알아보고 다닐 때, 블루베리밭을 보러 갔다가 콩깍지가 씌어서 ‘여기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주를 이끈 지인과 정착을 도와준 동네 이장이 농사를 권했다. “그분들이 ‘농사를 지어야 주민들의 삶에 스며든다. (귀농 없이) 귀촌만 하면 겉돌게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생계를 하려고도 했죠.” “생태농으로 짓겠다고 마음먹고 정말 뼈를 갈아넣”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지만 농사는 잘되지 않았다. “억울함도 직접 당해보고 불합리한 것도 직접 절망하고 부딪히면서 농업과 농촌의 문제를 깨닫게 됐다”고 한다.
농촌은 “버려진 산업, 버려진 땅, 버려진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사실’이다. “농촌은 산업 하부 구조예요. 폐기물도 다 농촌으로 오죠, 자본주의 생산 시스템을 떠받치는 하부 구조죠. 이 비용은 누구도 지불하지 않고요. 농민은 잉여 인구로 재규정되고요. ”
기후위기도 절감했다. 그는 “‘꽃시계’가 망가졌다”고 표현한다. 노인들은 어떤 꽃이 피는지를 보고 작물을 심는다. “지금은 꽃도 시간을 잃어버려 꽃으로 때를 알 수가 없어요. 옛날에도 홍수가 나고 가뭄이 들고 해도, 농민들이 거기 대응하는 비결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안 돼요. 할머니들은 살다 살다 이렇게 널뛰는 날씨를 처음 봤다고 해요.” “감자, 옥수수는 눈 감고도 심을” 노인들이 블루베리 농사 교육장에서 초보자로 질문하는 걸 보고는 “현타가 많이 왔다”고도 했다. “블루베리도 이 땅이 낯설고, 할머니 할아버지 농민들도 이 새 작물이 낯설”었다. 산업화된 농업에서는 생명과 교감할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 3년 만에 블루베리는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폐원 지원 작물이 됐다. 다음에 온 유망 권장 작물은 아로니아였다. 그는 신상이 금방 구식이 되어버리는 것처럼, 농사도 손에 익을 만하면 새로운 작물이 낡은 작물을 밀어낸다는 걸 알았다. 채효정은 “부채 종속도 심하다. 빚내서 하라는 식으로 농정이 설계되어 있는데, 그것도 이제 막바지에 온 거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뭘 먹고 살지 하는 생각이 들죠. 차 안 타면 불편한데 살 수는 있잖아요.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의 사람은 삼시 세끼 밥을 먹어야 하잖아요. 자동차나 반도체를 뜯어 먹고 살 수도 없고요. 우리의 밥을 만들어내는 농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위기인데, 지금 사회가 이 위기를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위기감으로 또 다가오고요.”
채효정은 농업, 농촌, 농민의 ‘3농’을 포획한 3대 자본이 화석자본, 생명자본(농식품기업), 금융자본이라 말한다. 대안으로 농생태적 전환 중심의 ‘농(農)을 중심으로 한 체제전환 운동’을 제안한다. “사회운동하는 진보적 세력들도 체제전환 운동을 하는 동지들도 ‘농’의 문제는 너무 모르는 것 같아요. 우리가 미래 사회를 구상할 때, 그 사회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하는 산업 사회는 아닐 거잖아요.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살고 싶은 세계는, 많은 사람이 농사짓고, 자연을 존중하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곳이에요.”
정치학자 채효정은 ‘나는 급진 민주주의자’라고도 소개한다. 그는 “나한테는 홍천 양수발전소와 메가프로젝트 반대 운동, 비정규직 강사 투쟁, 기후정의 운동, 학벌없는사회 활동을 꿰뚫는 이념이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그는 “민중이라 불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삶을 바꿔 나가는 주체로서의 정치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그 민중이 하는 ‘평등의 정치’가 민주주의”라고 믿는다.
그에게 민주정치란 ‘훌륭한 사람’을 뽑는 대의정치가 아니다. “소수의 우월한 이들이 지배하는 정치, 귀족정치·엘리트주의와 정반대되는 사상이 민주주의”다. 그는 “지배하는 이들이 아니라 지배당하는 이들과 함께 싸우는 사람으로 살려고 한다”고도 했다. 지배당하는 이들, 저항하는 이들과 연대하기 위해 그가 곧잘 하는 말은 “채효정 사용권을 드립니다”다.
전두환 정권 시절 반독재 시위를 하다가 불법 구금을 당한 ‘10·28 건대 항쟁’ 피해자들이 재심과 국가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이 사건을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법원도 일부 피해자들에게 재심 결정을 내리면서 피해자들이 본격적으로 국가 책임을 묻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10·28건대항쟁계승사업회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대항쟁 피해자 63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13명은 과거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받은 유죄 판결에 대해서 재심도 청구했다.
피해자들은 “사건 조작과 폭력 진압, 조사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밝혀달라”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사법부에는 “10·28건대항쟁 관련 재심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심리하고, 폭력과 강압수사로 만들어진 유죄판결을 바로잡아 모든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라”고 요구했다. 정부에는 “국가 폭력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피해에 대해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배상하라”고 했다. 또 정부가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고용규 계승사업회 상임대표는 이날 “당시 연행된 학생들은 수사기관에서 불법구금과 폭행, 가혹행위, 잠 안 재우기, 협박, 강압수사를 당했다”며 “피해자들은 감옥에 갔고 학교에서 쫓겨났으며 취업과 사회생활에서 차별받았다. 가족들까지 감시와 낙인, 가난, 고통을 감당해야 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이번 재심은 국가폭력에 의해 뒤바뀐 역사를 바로잡고 당시 학생들은 범죄자가 아닌 민주주의를 지키려했던 청년들이었다는 사실을 확인 받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들이 청구한 국가배상 규모는 피해자 1명당 약 1억원이다. 100여 일간 강제구금된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으로, 개인별 피해 정도에 따라 청구 금액은 조금씩 다르다.
건대항쟁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6년 10월28일 26개 대학 2000여 명이 건국대에 모여 나흘간 군사정권 타도를 외치며 벌인 반독재 시위다. 당시 경찰은 23개 중대 2700여 명을 투입해 최루탄을 쏘며 건국대 캠퍼스로 진입한 뒤, 건물을 봉쇄해 시위를 진압했다. 경찰은 사흘 뒤인 31일 전원 연행을 목표로 이른바 ‘황소30’ 진압 작전을 벌였고, 결국 1500여 명이 연행돼 1200여 명이 구속 수사를 받았다. 이는 한국 역사상 단일 사건으로는 ‘최다 구속자’를 기록한 인권침해 사건이다.
앞서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5월 피해자 80여 명에 대해 “수사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불법 구금을 당해 헌법이 보장한 신체의 자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이 침해됐다”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정부에는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 조치를 권고했다. 서울고법도 건대항쟁에 참석했다가 집시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박영일씨에 대해 지난 3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신용한 충북지사가 지역사회의 거센 반대 여론에도 범죄 전력을 가진 외부인사 2명을 보좌관으로 채용해 후폭풍이 예상된다.
신 지사는 12일 박병국 전 주중국대사관 주재관(64)을 대외협력보좌관으로, 이재한 전 한용산업 대표이사(63)를 정무특별보좌관으로 각각 임용했다.
이들은 2급 상당의 전문임기제 공무원으로 1년간 근무하게 된다.
박 보좌관은 경찰대학 1기 출신으로 경찰청 홍보담당관, 울산지방경찰청 차장 등을 역임했다. 또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상임이사도 역임했다. 박 보좌관의 주요 근무처는 국회와 중앙부처가 있는 서울과 세종이다.
충북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박 보좌관은 정부와 청와대, 국회 등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인물”이라며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충북의 정부예산 확보와 국책사업 유치, 중앙부처 협의 등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데 전략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이번 인사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박 보좌관의 과거 범죄 전력 때문이다. 그는 경찰 재직 당시 기업인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2013년 징역 2년 6개월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2021년 10월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 상임이사 재직 당시 용인의 한 카페에서 업주에게 욕설을 해 업무방해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박 보좌관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해당 사건으로 직위해제됐고, 이후 논란이 커지자 사표를 제출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뇌물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파면된 인물의 인맥을 앞세워 중앙부처와 국회의 문을 열겠다는 발상부터 이해하기 어렵다”며 “예산과 성과를 앞세워 공직부패 전력에 눈을 감는 것은 청렴 불감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계의 거듭된 우려와 재검토 요구에도 임명을 강행한 것은 민선 9기 불통 도정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박 보좌관 임명을 철회하고 범죄와 비위 전력, 징계·직위 해제 이력과 청렴성·공직윤리를 종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인사 기준을 마련해 도민 앞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임용된 이재한 정무특보도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 동남4군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한 이 정무특보는 22대 총선을 앞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선거운동을 하면서 수행 운전기사의 급여 2000여만원을 선거 회계가 아닌 개인 자금으로 지급한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 150만원의 처벌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동원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은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정을 대표해 활동할 보좌관에 범죄 이력이 있는 인사의 임용을 강행함에 따라 더는 충북도와의 협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 지사의 정치적, 법적 부담에 대응하기 위한 방탄 인사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임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반대 여론에 대해 신 지사는 “정치적 진영이나 과거 이력보다 민생과 실용 측면에서 충북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깊게 생각해 삼고초려했다”며 “앞으로도 충북발전에 도움이 되는 인재라면 폭넓게 힘을 모아 충북 도정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흥신소, 수원이혼변호사, 이혼전문변호사추천, 웹사이트 상단노출, 수원음주운전재범변호사, 용인싱크대막힘, 용인음주운전변호사, 동대문변기막힘, 남양주개인회생, 강남소년범죄변호사, 수원성추행변호사, 사람찾기, 코나 장기렌트, IBK투자증권 사기, 성남상간소송변호사, BoA Hub 사기, 네이버 사이트 상위노출, 서대문구하수구막힘, 웹사이트 상위노출, 폰테크, 대구이혼전문변호사, 의정부변호사, 대구이혼전문변호사, LS증권사기, 암요양병원, 수원성범죄전문변호사, 고양이혼전문변호사, 핸드폰성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