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읽기]음식으로 행복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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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3 댓글 0건 조회 87회 작성일 26-08-11 07:47본문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지는 않지만 젓가락 없이 밥을 먹는 이들은 많다. 비닐 뜯어 바로 입으로 가져가는 빵이나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이들, 그중 돈과 시간 모두 모자란 청년들이다. 지난 5일 질병관리청에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식생활평가지수를 보면 100점 만점에 58.6점으로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 점수가 더 낮다. 전통적인 식습관이 잡혀 있는 70세 이상 노년층이 66.1점으로 점수가 높고, 19세에서 29세 사이 청년들은 50.3점으로 가장 낮다. 청년들이 잡곡과 나물, 신선식품은 좀 더 먹고, 단짠단짠한 기름진 음식은 줄여야 한다는 상식적인 결과지만 예습 복습 철저히 하라는 빤한 잔소리처럼 들릴 것이다. 청소년 시기에는 학교와 부모가 챙겨주는 식사를 하지만 청년들은 혼자 지내거나 생활 리듬이 바뀌어 끼니를 스스로 챙겨 먹어야 하는 생활로 떠밀린다. 알아서 할 나이라지만 먹는 일에 있어서만큼은 혼란스럽고 여력이 가장 없는 때가 20대다.
빠듯한 돈 문제가 크지만 어깨너머 음식을 배운 경험도 적다. 봉지 콩나물 시대에 콩나물 다듬을 일도 없고, 전자레인지만 돌려도 뚝딱 한 끼가 차려지는 시대다. 하지만 다수의 연구 결과를 보면 대학생을 대상으로 식생활교육을 하면 스스로 영양섭취상태를 점검하고 음식에 대한 지식도 늘며 농촌과 환경에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스스로의 식습관을 변화시키려 노력한다. 포토보이스 기법이라 하여 자신의 끼니 사진을 기록하고 제목을 붙여두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다만 삼각김밥과 컵라면 사진만 연달아 찍혀 있다면 이는 취향이 아니다.
대학교에 ‘천원의 아침밥’을 도입한 이유도 쌀 소비 촉진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청년들의 건강이 사회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마중물이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식생활교육지원법이 만들어지고 생애주기에 따라 지속 가능한 식생활교육을 한다면서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생활교육은 유명무실하다. 몇몇 대학교에서 음식 과목이 형식적으로 개설되었을 뿐, 조리 실습이 받쳐주지 않아 실효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한림대학교가 개설한 ‘음식으로 행복한 대학생활 만들기’(음행대) 사례가 가장 주목할 만하다. 식품이론과 영양 수업을 기본으로 칼과 불을 직접 다루는 조리 실습까지 결행한다. 식재료의 출발인 농어업 생산자를 직접 만나는 현장학습도 연결한다. 청년들이 선호하지 않는 해산물로 음식을 만들고, 김장도 직접 담가 수육을 삶아 먹기도 하고 춘천의 대표 음식인 닭갈비도 만든다. 다양한 세계 요리를 직접 하면서 이주민 이웃들의 세계와도 마주한다. 음행대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너무 빨리 마감되어 수업을 더 늘렸으면 좋겠다 아우성이다.
인공지능(AI)이 모든 것을 포획하는 시대여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음식 만들어주고 느낀 점을 적는 기말고사는 오로지 학생들 자신들만의 것으로 남을 것이다. “음식을 함께 만들고 조원들과 함께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는 화려하지 않은 고백에는 음식이 무엇인지 꿰뚫는 통찰이 담겼다. 제 땅과 바다에서 난 산물을 칼과 불로 음식으로 만들어 함께 먹는 일은 인간사의 근본이다. 근본이 무너져가는 시대에 시간과 장소를 애써 마련하는 일, 이것은 왜 교육이 아니란 말인가.
폭염이 이어질수록 뜻밖의 음식들이 인기를 끈다. 보기만 해도 땀이 나는 불닭볶음면, 마라탕, 매운 닭발, 떡볶이 같은 ‘매운맛 음식’이다.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굳이 혀가 얼얼할 정도의 자극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매운맛은 실제로 체온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열 조절 시스템과 뇌를 자극해 ‘시원한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핵심은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이다. 캡사이신은 혀의 미각 수용체에서 단순히 ‘맛’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 아니다. 통증과 온도를 감지하는 신경 수용체인 TRPV1을 자극한다. 이 수용체는 원래 뜨거운 열이나 화상 같은 자극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실제로 체온이 올라가지 않아도 뇌는 “뜨거운 자극이 들어왔다”고 받아들인다. 그러면 몸은 열을 식히기 위한 반응을 시작한다. 대표적인 반응이 바로 땀이다.
땀이 나는 이유는 피부 표면에서 열을 빼앗아가기 위해서다. 땀이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함께 가져가는 증발 냉각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땀이 잘 마르는 환경에서는 매운 음식을 먹은 뒤 “얼굴은 뜨거운데 몸은 개운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습도가 높은 한여름에는 땀이 나도 쉽게 증발하지 않는다. 특히 장마 이후 이어지는 무더위처럼 공기 중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땀이 피부에 머물면서 오히려 끈적이고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다.
캡사이신이 체온 조절 반응을 유도한다는 연구는 있지만, 심부체온을 눈에 띄게 떨어뜨린다는 근거는 제한적이다. 오히려 일부 연구에서는 캡사이신 섭취 후 대사 활동이 증가하면서 체온이 일시적으로 올라가는 현상도 관찰됐다.
매운 것을 먹으니 시원해졌다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 체온이 내려갔다기 보다 뇌가 ‘상쾌하다’고 느끼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더운 여름이면 매운 음식을 더 찾을까. 여기에는 뇌의 보상 시스템도 작용한다.
캡사이신은 우리 몸에 일종의 ‘통증 신호’를 보내지만, 동시에 이를 완화하기 위해 베타 엔도르핀 같은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촉진한다. 이 과정에서 긴장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심리학자 폴 로진은이를 ‘안전한 고통’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실제 위험하지 않은 자극을 일부러 경험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현상이다.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공포영화를 보면서 긴장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매운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느끼는 것도 이런 심리적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다.
여름철 매운 음식 선호는 단순히 ‘더위를 이기기 위한 방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폭염으로 입맛이 떨어질 때 강한 맛이 미각을 자극해 식욕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태국, 인도, 멕시코, 중국 쓰촨 지역처럼 더운 기후에서 매운 음식 문화가 발달한 것도 체온을 낮추기 위해서라기보다 식욕을 돋우고 향신료를 활용해 음식의 풍미와 보존성을 높이려는 문화적 배경이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폭염 속에서 지나치게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땀 배출이 많아진 상태에서 매운 음식까지 더하면 수분 손실이 커질 수 있고, 위장이 예민한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매운 음식을 즐기더라도 물을 충분히 마시고, 단백질과 채소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결국 한여름 매운맛 열풍은 단순한 입맛 변화가 아니다. 캡사이신이 자극하는 신경 반응, 땀을 통한 열 조절, 그리고 뇌가 만들어내는 쾌감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매운 음식은 더위를 ‘없애는’ 음식이 아니라, 더위를 견디는 과정에서 잠시 기분 좋은 자극을 주는 음식에 가깝다. 폭염을 이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여전히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이다.
빠듯한 돈 문제가 크지만 어깨너머 음식을 배운 경험도 적다. 봉지 콩나물 시대에 콩나물 다듬을 일도 없고, 전자레인지만 돌려도 뚝딱 한 끼가 차려지는 시대다. 하지만 다수의 연구 결과를 보면 대학생을 대상으로 식생활교육을 하면 스스로 영양섭취상태를 점검하고 음식에 대한 지식도 늘며 농촌과 환경에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스스로의 식습관을 변화시키려 노력한다. 포토보이스 기법이라 하여 자신의 끼니 사진을 기록하고 제목을 붙여두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다만 삼각김밥과 컵라면 사진만 연달아 찍혀 있다면 이는 취향이 아니다.
대학교에 ‘천원의 아침밥’을 도입한 이유도 쌀 소비 촉진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청년들의 건강이 사회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마중물이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식생활교육지원법이 만들어지고 생애주기에 따라 지속 가능한 식생활교육을 한다면서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생활교육은 유명무실하다. 몇몇 대학교에서 음식 과목이 형식적으로 개설되었을 뿐, 조리 실습이 받쳐주지 않아 실효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한림대학교가 개설한 ‘음식으로 행복한 대학생활 만들기’(음행대) 사례가 가장 주목할 만하다. 식품이론과 영양 수업을 기본으로 칼과 불을 직접 다루는 조리 실습까지 결행한다. 식재료의 출발인 농어업 생산자를 직접 만나는 현장학습도 연결한다. 청년들이 선호하지 않는 해산물로 음식을 만들고, 김장도 직접 담가 수육을 삶아 먹기도 하고 춘천의 대표 음식인 닭갈비도 만든다. 다양한 세계 요리를 직접 하면서 이주민 이웃들의 세계와도 마주한다. 음행대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너무 빨리 마감되어 수업을 더 늘렸으면 좋겠다 아우성이다.
인공지능(AI)이 모든 것을 포획하는 시대여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음식 만들어주고 느낀 점을 적는 기말고사는 오로지 학생들 자신들만의 것으로 남을 것이다. “음식을 함께 만들고 조원들과 함께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는 화려하지 않은 고백에는 음식이 무엇인지 꿰뚫는 통찰이 담겼다. 제 땅과 바다에서 난 산물을 칼과 불로 음식으로 만들어 함께 먹는 일은 인간사의 근본이다. 근본이 무너져가는 시대에 시간과 장소를 애써 마련하는 일, 이것은 왜 교육이 아니란 말인가.
폭염이 이어질수록 뜻밖의 음식들이 인기를 끈다. 보기만 해도 땀이 나는 불닭볶음면, 마라탕, 매운 닭발, 떡볶이 같은 ‘매운맛 음식’이다.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굳이 혀가 얼얼할 정도의 자극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매운맛은 실제로 체온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열 조절 시스템과 뇌를 자극해 ‘시원한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핵심은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이다. 캡사이신은 혀의 미각 수용체에서 단순히 ‘맛’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 아니다. 통증과 온도를 감지하는 신경 수용체인 TRPV1을 자극한다. 이 수용체는 원래 뜨거운 열이나 화상 같은 자극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실제로 체온이 올라가지 않아도 뇌는 “뜨거운 자극이 들어왔다”고 받아들인다. 그러면 몸은 열을 식히기 위한 반응을 시작한다. 대표적인 반응이 바로 땀이다.
땀이 나는 이유는 피부 표면에서 열을 빼앗아가기 위해서다. 땀이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함께 가져가는 증발 냉각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땀이 잘 마르는 환경에서는 매운 음식을 먹은 뒤 “얼굴은 뜨거운데 몸은 개운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습도가 높은 한여름에는 땀이 나도 쉽게 증발하지 않는다. 특히 장마 이후 이어지는 무더위처럼 공기 중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땀이 피부에 머물면서 오히려 끈적이고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다.
캡사이신이 체온 조절 반응을 유도한다는 연구는 있지만, 심부체온을 눈에 띄게 떨어뜨린다는 근거는 제한적이다. 오히려 일부 연구에서는 캡사이신 섭취 후 대사 활동이 증가하면서 체온이 일시적으로 올라가는 현상도 관찰됐다.
매운 것을 먹으니 시원해졌다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 체온이 내려갔다기 보다 뇌가 ‘상쾌하다’고 느끼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더운 여름이면 매운 음식을 더 찾을까. 여기에는 뇌의 보상 시스템도 작용한다.
캡사이신은 우리 몸에 일종의 ‘통증 신호’를 보내지만, 동시에 이를 완화하기 위해 베타 엔도르핀 같은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촉진한다. 이 과정에서 긴장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심리학자 폴 로진은이를 ‘안전한 고통’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실제 위험하지 않은 자극을 일부러 경험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현상이다.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공포영화를 보면서 긴장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매운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느끼는 것도 이런 심리적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다.
여름철 매운 음식 선호는 단순히 ‘더위를 이기기 위한 방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폭염으로 입맛이 떨어질 때 강한 맛이 미각을 자극해 식욕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태국, 인도, 멕시코, 중국 쓰촨 지역처럼 더운 기후에서 매운 음식 문화가 발달한 것도 체온을 낮추기 위해서라기보다 식욕을 돋우고 향신료를 활용해 음식의 풍미와 보존성을 높이려는 문화적 배경이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폭염 속에서 지나치게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땀 배출이 많아진 상태에서 매운 음식까지 더하면 수분 손실이 커질 수 있고, 위장이 예민한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매운 음식을 즐기더라도 물을 충분히 마시고, 단백질과 채소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결국 한여름 매운맛 열풍은 단순한 입맛 변화가 아니다. 캡사이신이 자극하는 신경 반응, 땀을 통한 열 조절, 그리고 뇌가 만들어내는 쾌감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매운 음식은 더위를 ‘없애는’ 음식이 아니라, 더위를 견디는 과정에서 잠시 기분 좋은 자극을 주는 음식에 가깝다. 폭염을 이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여전히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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