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AI 보너스”…대만의 ‘이익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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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3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6-08-22 05:57본문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인공지능(AI) 호황의 혜택을 공유한다며 ‘AI 보너스’라는 이름으로 전 국민에게 1인당 1만대만달러(약 44만원)의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18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전날 총통부에서 행정원의 ‘2027년도 중앙정부 총예산안’ 관련 보고를 받고 내년에 전 국민에게 1만대만달러를 지급하기 위해 2357억대만달러를 예산에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 AI 호황에 따라 올해 예상되는 초과세수를 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라이 총통은 통계당국 자료를 인용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9년 만에 최고치인 11.0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전 대만인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고성능 컴퓨터,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업종이 벌어들인 “AI 보너스”를 전 대만인이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만에서 전 국민 대상 현금 지급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6번째다. 대만 당국은 2008년 금융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이듬해 3600대만달러 상당의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3000대만달러와 5000대만달러 상당의 소비쿠폰을, 팬데믹 종료 후인 2023년에는 경기부양을 위해 6000대만달러를 현금으로 줬다.
지난해에도 초과세수를 활용해 1인당 1만대만달러를 지급했다. 경기 침체 대응이 아니라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나눈다는 점에서 과거 정책과 차이가 있다. 정부 예산은 20일 2027년도 중앙정부 총예산 관련 회의에서 확정된다.
다만 정책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만 감사원은 지난달 ‘2025년 중앙정부 일반회계감사보고서’에서 일반 현금 지급이 내수 진작과 단기 경제활동 활성화에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사전 계획과 사후 효과 평가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중앙정부 공공부채가 5조8379억대만달러를 넘어 재정 여건도 엄중하다고 짚었다.
대만 매체 풍전매에 따르면 원외 진보정당인 시대역량의 왕완위 주석은 “이번에 지급되는 2300억대만달러만으로도 사회주택 8만4000채를 지을 수 있고, 더 많은 아동을 돌보고, 경찰·소방관·의료진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대만의 도로 안전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며 현금 지급에 반대했다.
대한육상연맹이 성적인 목적으로 여성 운동선수들의 신체를 근접 촬영하는 것을 제한하는 지침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쇼트폼(짧은 동영상) 등을 중심으로 관련 영상이 다수 제작돼 유포(경향신문 8월14일자 1면 보도)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플랫]여성 선수 촬영해 ‘성적 대상화’…가이드라인 마련해야
1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육상연맹은 최근 유럽에서 만든 ‘성적 대상화 방지 중계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사무처 차원에서 영상 제작 지침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육상연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부적절한 경기 영상에 대한) 고민이 깊던 차에 유럽 가이드라인을 보고 확실한 틀을 마련해야겠다는 필요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유럽육상연맹과 유럽방송연맹은 여성 육상선수의 성적 대상화를 방지하기 위한 중계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었다. 경기 맥락과 무관한 슬로모션(느린 동작) 편집, 선수 특정 신체 부위의 장시간 클로즈업, 선수 뒤·아래에서 촬영 등을 지양하도록 규정했다. 가이드라인은 방송사 등 레거시 미디어에 적용됐다.
국내에선 여성 선수들을 성적 대상화해 촬영한 영상 제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육상연맹의 경우 한국체육기자연맹 미등록 매체와 유튜버들의 육상 트랙 안쪽 출입을 막고 촬영을 통제했다. 이후에도 유튜브와 네이버TV 등 영상 플랫폼에는 망원 렌즈 등을 이용해 짧은 운동복을 입은 여성 선수들을 근접 촬영한 영상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럽에서 관련 기준이 만들어지고, 국내에서도 여성 선수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 영상이 계속 문제가 되자 육상연맹도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육상연맹은 “지침을 구체화하거나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지는 않았다”며 “유럽 중계 가이드라인을 육상연맹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고, 육상 경기를 중계하는 ‘SOOP(구 아프리카TV)’ 등의 플랫폼에 공유하는 등 자율 준수를 유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유럽과 달리 국내에선 유튜버 등 개별 미디어를 대상으로도 규제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준 마련이 쉽지는 않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보도윤리와 관련 법 적용을 받는 레거시 미디어와 달리 개별 유튜버들은 경기장 내 통제가 어렵다”며 “체육단체가 관중석에 있는 개인 촬영자들을 제재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라고 말했다.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은 관람석에서의 촬영을 일부 제한하는 방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일본 학생육상경기연맹은 지난 6월 열린 일본 학생육상경기선수권을 앞두고 DSLR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 등 전문 기기를 활용한 일반 관객의 촬영을 금지했다. 선수의 특정 신체 부위를 확대해 찍는 행위를 예방하려는 목적이었다.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사무총장은 “그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성 선수를 선정적 이미지로 묘사하지 말라고 계속 지적해왔다”며 “여성 선수들을 성적 대상화한 콘텐츠들이 더 확산하기 전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대한체육회가 협업해 국내 실정에 맞는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 하주언 기자 eon@khan.co.kr
“카메라에다 컴퓨터까지. 혹시 쓸 수 있는지 말려보려고요.”
18일 경남 거제 옥포동에 있는 한 사진관. 사진관 대표 이모씨(70대)는 사흘새 90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가게로 들어찬 흙탕물을 빼내며 침수된 고가 인화장비와 컴퓨터를 마른 천으로 하나하나 닦아내고 있다.
이른 아침이라 지원 인력이 투입되지 않아 이씨 홀로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그는 “컴퓨터 본체는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고가 인화 설비가 다시 가동할지는 알 수 없다”며 “현재로서는 사진관 문을 언제 다시 열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광복절 연휴 쏟아진 폭우가 지나간 거제 옥포동·장평동·고현동은 거센 물살이 남긴 흔적으로 가득했다. 일부 점포는 유리창이 깨져 나갔고, 도로 곳곳에는 수압을 이기지 못해 뜯겨 나간 아스팔트 조각과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파손된 차량들도 방치돼 있었다. 주민과 상인들은 비가 잠잠해진 전날부터 대야와 삽을 들고 점포 바닥에 남은 진흙을 긁어내며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옥포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모씨(60대)는 “16일 밤부터 물이 역류하면서 무릎 높이 이상으로 차올라 물품이 전부 젖었다”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지만 일단 치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근 지하 1층 노래주점 주인인 황모씨(50대)도 “물이 순식간에 차올라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며 수해를 입은 집기류를 밖으로 꺼내 정리했다.
산사태와 침수로 집을 떠난 주민 90여명은 옥포초등학교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 모였다. 이들은 휴대전화 등으로 기상 상황과 복구 소식을 확인했다. 새벽에 급히 피신하느라 얇은 옷차림에 휴대전화 하나만 챙겨 나온 이들이 대다수였다.
인명사고가 발생한 A아파트에 사는 주민 김모씨(60대)는 “입주 때부터 30년 넘게 살았는데 산사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동장 최모씨(66)는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지만 다들 서로 챙기며 버티고 있다”고 했다.
대피소에서는 대한적십자 자원봉사자들이 주민들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거제시는 이날 해당 아파트 안전진단 등을 통해 향후 귀가 일정을 안내할 계획이다.
교육 현장도 피해를 입었다. 아직 방학 중인 장평동 장평초등학교는 본관과 유치원, 운동장, 급식소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겪었다. 39보병사단 장병 90명이 대민지원을 나와 복구를 도왔다.
군 관계자는 “학교뿐 아니라 인근 고현동 고현버스터미널에도 복구 지원병들이 투입됐다”며 “복구하는 데는 일주일 이상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은 개학 전까지 복구가 지연될 경우 대체 급식과 인근 학교를 활용한 긴급돌봄 서비스를 운영해 학습 또는 돌봄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통영에 있는 서호동 서호전통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철물가게를 하는 송모씨(50대)는 “침수로 철물 자재들이 녹 쓸면 전부 못 쓰게 된다”며 “일일이 꺼내서 씻고 말리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60)도 “냉장고, 선풍기, 밥통 등이 모두 물에 잠겨 장사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폭우로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 등 국가유산 5곳이 침수되거나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6~17일 통영 지역에 있는 김상옥 생가, 구 대흥여관,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 황리공소, 소반장 공방 등 5곳의 호우 피해 신고를 접수해 긴급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거제에는 전날 하루에만 654.3㎜ 극한호우가 쏟아졌다. 1972년 1월 24일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거제 일 강수량 신기록이자 기상청이 강수량 등의 순위를 관리하는 97개 종관기상관측지점 역대 일 강수량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연휴 기간 폭우로 인해 거제와 통영에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거제·통영 이재민 145가구 245명이 여전히 임시 시설에 머물고 있다. 경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폭우로 농경지 365㏊, 육상 양식장 2건, 통영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 등 국가유산 5건에 피해가 생긴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라이 총통은 통계당국 자료를 인용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9년 만에 최고치인 11.0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전 대만인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고성능 컴퓨터,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업종이 벌어들인 “AI 보너스”를 전 대만인이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만에서 전 국민 대상 현금 지급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6번째다. 대만 당국은 2008년 금융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이듬해 3600대만달러 상당의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3000대만달러와 5000대만달러 상당의 소비쿠폰을, 팬데믹 종료 후인 2023년에는 경기부양을 위해 6000대만달러를 현금으로 줬다.
지난해에도 초과세수를 활용해 1인당 1만대만달러를 지급했다. 경기 침체 대응이 아니라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나눈다는 점에서 과거 정책과 차이가 있다. 정부 예산은 20일 2027년도 중앙정부 총예산 관련 회의에서 확정된다.
다만 정책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만 감사원은 지난달 ‘2025년 중앙정부 일반회계감사보고서’에서 일반 현금 지급이 내수 진작과 단기 경제활동 활성화에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사전 계획과 사후 효과 평가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중앙정부 공공부채가 5조8379억대만달러를 넘어 재정 여건도 엄중하다고 짚었다.
대만 매체 풍전매에 따르면 원외 진보정당인 시대역량의 왕완위 주석은 “이번에 지급되는 2300억대만달러만으로도 사회주택 8만4000채를 지을 수 있고, 더 많은 아동을 돌보고, 경찰·소방관·의료진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대만의 도로 안전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며 현금 지급에 반대했다.
대한육상연맹이 성적인 목적으로 여성 운동선수들의 신체를 근접 촬영하는 것을 제한하는 지침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쇼트폼(짧은 동영상) 등을 중심으로 관련 영상이 다수 제작돼 유포(경향신문 8월14일자 1면 보도)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플랫]여성 선수 촬영해 ‘성적 대상화’…가이드라인 마련해야
1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육상연맹은 최근 유럽에서 만든 ‘성적 대상화 방지 중계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사무처 차원에서 영상 제작 지침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육상연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부적절한 경기 영상에 대한) 고민이 깊던 차에 유럽 가이드라인을 보고 확실한 틀을 마련해야겠다는 필요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유럽육상연맹과 유럽방송연맹은 여성 육상선수의 성적 대상화를 방지하기 위한 중계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었다. 경기 맥락과 무관한 슬로모션(느린 동작) 편집, 선수 특정 신체 부위의 장시간 클로즈업, 선수 뒤·아래에서 촬영 등을 지양하도록 규정했다. 가이드라인은 방송사 등 레거시 미디어에 적용됐다.
국내에선 여성 선수들을 성적 대상화해 촬영한 영상 제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육상연맹의 경우 한국체육기자연맹 미등록 매체와 유튜버들의 육상 트랙 안쪽 출입을 막고 촬영을 통제했다. 이후에도 유튜브와 네이버TV 등 영상 플랫폼에는 망원 렌즈 등을 이용해 짧은 운동복을 입은 여성 선수들을 근접 촬영한 영상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럽에서 관련 기준이 만들어지고, 국내에서도 여성 선수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 영상이 계속 문제가 되자 육상연맹도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육상연맹은 “지침을 구체화하거나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지는 않았다”며 “유럽 중계 가이드라인을 육상연맹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고, 육상 경기를 중계하는 ‘SOOP(구 아프리카TV)’ 등의 플랫폼에 공유하는 등 자율 준수를 유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유럽과 달리 국내에선 유튜버 등 개별 미디어를 대상으로도 규제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준 마련이 쉽지는 않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보도윤리와 관련 법 적용을 받는 레거시 미디어와 달리 개별 유튜버들은 경기장 내 통제가 어렵다”며 “체육단체가 관중석에 있는 개인 촬영자들을 제재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라고 말했다.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은 관람석에서의 촬영을 일부 제한하는 방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일본 학생육상경기연맹은 지난 6월 열린 일본 학생육상경기선수권을 앞두고 DSLR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 등 전문 기기를 활용한 일반 관객의 촬영을 금지했다. 선수의 특정 신체 부위를 확대해 찍는 행위를 예방하려는 목적이었다.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사무총장은 “그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성 선수를 선정적 이미지로 묘사하지 말라고 계속 지적해왔다”며 “여성 선수들을 성적 대상화한 콘텐츠들이 더 확산하기 전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대한체육회가 협업해 국내 실정에 맞는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 하주언 기자 eon@khan.co.kr
“카메라에다 컴퓨터까지. 혹시 쓸 수 있는지 말려보려고요.”
18일 경남 거제 옥포동에 있는 한 사진관. 사진관 대표 이모씨(70대)는 사흘새 90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가게로 들어찬 흙탕물을 빼내며 침수된 고가 인화장비와 컴퓨터를 마른 천으로 하나하나 닦아내고 있다.
이른 아침이라 지원 인력이 투입되지 않아 이씨 홀로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그는 “컴퓨터 본체는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고가 인화 설비가 다시 가동할지는 알 수 없다”며 “현재로서는 사진관 문을 언제 다시 열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광복절 연휴 쏟아진 폭우가 지나간 거제 옥포동·장평동·고현동은 거센 물살이 남긴 흔적으로 가득했다. 일부 점포는 유리창이 깨져 나갔고, 도로 곳곳에는 수압을 이기지 못해 뜯겨 나간 아스팔트 조각과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파손된 차량들도 방치돼 있었다. 주민과 상인들은 비가 잠잠해진 전날부터 대야와 삽을 들고 점포 바닥에 남은 진흙을 긁어내며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옥포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모씨(60대)는 “16일 밤부터 물이 역류하면서 무릎 높이 이상으로 차올라 물품이 전부 젖었다”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지만 일단 치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근 지하 1층 노래주점 주인인 황모씨(50대)도 “물이 순식간에 차올라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며 수해를 입은 집기류를 밖으로 꺼내 정리했다.
산사태와 침수로 집을 떠난 주민 90여명은 옥포초등학교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 모였다. 이들은 휴대전화 등으로 기상 상황과 복구 소식을 확인했다. 새벽에 급히 피신하느라 얇은 옷차림에 휴대전화 하나만 챙겨 나온 이들이 대다수였다.
인명사고가 발생한 A아파트에 사는 주민 김모씨(60대)는 “입주 때부터 30년 넘게 살았는데 산사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동장 최모씨(66)는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지만 다들 서로 챙기며 버티고 있다”고 했다.
대피소에서는 대한적십자 자원봉사자들이 주민들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거제시는 이날 해당 아파트 안전진단 등을 통해 향후 귀가 일정을 안내할 계획이다.
교육 현장도 피해를 입었다. 아직 방학 중인 장평동 장평초등학교는 본관과 유치원, 운동장, 급식소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겪었다. 39보병사단 장병 90명이 대민지원을 나와 복구를 도왔다.
군 관계자는 “학교뿐 아니라 인근 고현동 고현버스터미널에도 복구 지원병들이 투입됐다”며 “복구하는 데는 일주일 이상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은 개학 전까지 복구가 지연될 경우 대체 급식과 인근 학교를 활용한 긴급돌봄 서비스를 운영해 학습 또는 돌봄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통영에 있는 서호동 서호전통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철물가게를 하는 송모씨(50대)는 “침수로 철물 자재들이 녹 쓸면 전부 못 쓰게 된다”며 “일일이 꺼내서 씻고 말리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60)도 “냉장고, 선풍기, 밥통 등이 모두 물에 잠겨 장사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폭우로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 등 국가유산 5곳이 침수되거나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6~17일 통영 지역에 있는 김상옥 생가, 구 대흥여관,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 황리공소, 소반장 공방 등 5곳의 호우 피해 신고를 접수해 긴급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거제에는 전날 하루에만 654.3㎜ 극한호우가 쏟아졌다. 1972년 1월 24일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거제 일 강수량 신기록이자 기상청이 강수량 등의 순위를 관리하는 97개 종관기상관측지점 역대 일 강수량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연휴 기간 폭우로 인해 거제와 통영에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거제·통영 이재민 145가구 245명이 여전히 임시 시설에 머물고 있다. 경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폭우로 농경지 365㏊, 육상 양식장 2건, 통영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 등 국가유산 5건에 피해가 생긴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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